교사 58%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 필요

2012.04.05 16:05:13

교총 “주5일수업 정착되려면 지자체, 문체부 협력 절실”

[News View] “10여명이 신청을 했는데도 주말에 2~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토요일 학교 문을 여는 게 효율적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교사) “3월31일 현재 전국 21.1%(147만2939명)의 학생들이 토요프로그램에 참여, 시행 첫 주 8.8%에서 꾸준히 올라 학교 토요프로그램이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교과부)

똑 같은 현상을 보고도 분석은 달랐다. 서울 강북의 한 중학교 교사는 토요프로그램 참여 가정통신문도 보내고 다양한 강좌도 마련했지만 학교에 나온 학생은 10여명 안팎이었다고 말했다. 맞벌이도 많고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주말엔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토요프로그램 참여도가 적은 이유였다.

비단 이 학교, 이 선생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별 프로그램보다 지자체 연계 토요프로그램이 늘어야 주5일제 본래 ‘취지’에도 맞는 효율적이고 풍성한 토요일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토요프로그램 참여 늘리기에 쏟은 노력에 비해 지자체 연계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조 독려는 상대적으로 적어 교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주5일수업 한 달. 한국교총이 지난달 21~30일 전국 141개교 초중고 교원들을 대상으로 실시, 3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확대돼야 하는 토요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을 57.9%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스포츠데이 37.6%, 지역사회 자체 프로그램 26.3% 등으로 답했다. 응답자의 74.5%는 지자체,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체육관 등 지방자치단체의 시설 또는 인적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답했다. 또 78.9%가 토요프로그램 운영·관리를 위해 토요일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기당 토요일 평균 근무 횟수는 5.6회(1학기 약 20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5일수업 시행 이후 나타난 변화에 대해 교원들은 ▲학생들은 토요일을 노는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하길 원하며 ▲사교육은 약간 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선과제로는 ▲토요일 교원 근무부담 완화 ▲학생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교총은 보도 자료를 통해 “교원들은 토요프로그램 운영 등 학교가 홀로 감내하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주5일수업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행안부, 문체부 등의 참여를 통한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내실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미다.

주5일수업의 혜택은 교사도 누릴 자격이 있다. 물론 모든 교사가 토요일 출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수록 출근해야 하는 교사의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 남부지역의 한 부장 교사는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국장, 과장 등이 직접 나와 프로그램 참여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며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불이익이라도 당할까봐 토요일 나름대로 계획을 세운 학생들까지 나오게 독려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주5일수업 도입의 취지는 ‘학교를 가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고 가족 간의 유대감을 높이는’ 데 있다. 잊고 있는 듯 보이는 ‘취지’가 확산되도록 학교는 물론 가정, 지자체, 문체부 및 행안부가 함께 나서야 함을 교총은 강조하고 있다. 고양시청ㆍ고양교육지원청ㆍ고양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토요창의학교’처럼 지자체가 주5일수업 대안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아직은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학교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비율을 매주 비교하는 것이 과연 주5일수업제 조기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한 달을 넘어선 지금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주호 장관도 지난달 16일 ‘토요창의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즐기고 배우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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