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생님들의 어깨 펴는 교섭 하겠다

2012.04.26 09:39:10

지난 23일 교총과 교과부가 공모교장 비율 최소화, 집중이수제 개선, 교감업무추진비 신설 등 총88개항을 놓고 교섭테이블에 앉았다.

이번 교섭과제에는 단위학교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어깨를 처지게 했던 정책개선 사안들이 포함돼 있다. 또 사회적 현안인 학교폭력 근절에 대해 학교현장 중심의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교섭이다.

최근 정부와 교원단체는 지금처럼 긴밀한 협조관계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각종 교육정책에 대하여 협의 과정을 거쳐 왔고, 그 협의들이 성과로 이어졌다. 교과부와의 교섭에서 출발해 올해 학교현장에 처음으로 도입된 주5일 수업제와 수석교사제가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굵직한 정책 실현 뒤편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학교현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공모교장 비율 확대로 인한 승진적체 현상 가속이 교직사회의 침체를 가져왔고, 동시에 교육계의 중추세력이라 할 수 있는 부장교사, 교감들의 교심이반 현상을 불러왔다. 지난 2010년 7월 교총이 교섭을 통해 공모교장의 비율을 40%까지 축소한 바 있지만, 여전히 그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학교현장의 의견인 만큼, 이를 20%로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2009 개정교육과정 도입 시부터 학생들의 학습부담과 교과목 미이수로 인한 학습권 침해 등 문제점이 많다고 누차 지적돼 왔던 집중이수제도 학교 현장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학기당 이수 과목수 조정 등 학교장의 결정권한을 부여토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그동안 소외돼 왔던 교감들의 처우개선에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실제로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해도 교육공무원은 단일호봉체계이기 때문에 고작 4만정도의 보수 인상효과밖에 없는 만큼 교감업무추진비를 신설해야 한다. 10년째 동결중인 담임․보직교사 수당도 업무량 과다와 담임기피현상을 고려해 볼 때 인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본다.

지난 92년부터 교섭이 시작됐으니 20년의 세월 속에 교원의 처우 개선, 근로조건과 복지 향상에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단지 몇 개항을 합의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원들이 얼마만큼 체감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교섭은 침체된 교직사회의 기를 불어넣고 학교현장을 중시하는 교섭, 현장체감적인 교섭이 돼야 한다. 교총과 교과부 상호간 전향적인 자세로 원만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교육신문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