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멘토링·스마트교육 접목

2013.08.08 21:58:26

부산 백양중의 ‘클래스팅’ 진로교육


이제 곧 2학기가 시작되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이 시작된다. 본지와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은 ‘연구학교를 가다’ 공동기획 세 번째 사례로 자유학기제 준비를 충실하게 한 모범 사례로 알려진 부산중앙중과 백양중 두 연구학교를 찾았다. 두 학교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벤치마킹할 만한 각 학교의 장점을 알아보고, 현장교원들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고충을 들어봤다.

순회교사로 시간표편성 고층도
성취도평가 부담되면 건의해야

부산 백양중(교장 차상몽)의 수업 모델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몇몇 연구학교들처럼 국어과 시수를 감축해 진로독서에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어교사나 진로교사에게 그 시간을 맡기지 않고, 전 교사가 나서 독서멘토링을 하기로 했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

1학년 한 학급당 6명의 교사가 각각 흥미유형 검사결과와 개인 희망 등을 반영해 유형별로 모인 4~5명의 학생과 결연을 맺었다. 물론 멘토 교사의 교과와 흥미도 고려했다. 독서 멘토링은 주1~2회 독서지도, 감상문 피드백, 도서 추천, 상담 등으로 진행돼 진로 탐색 뿐 아니라 인성교육 효과도 고려했다. 백양중 진로독서의 또 다른 특징은 스마트교육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매주 월, 화, 금요일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사제동행 독서를 실시한 후 스마트폰의 ‘클래스팅’ 앱에 개설한 ‘독서사랑’ 클래스에 한 줄 독후감을 남기는 ‘1줄 팅’ 활동을 하는 것이다.



독서뿐 아니라 진로교육 전반에 걸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와 주도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진로사랑’ 클래스를 통해 자유학기제 활동의 결과물도 공유하고 피드백도 한다.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도 스마트교육으로 진행하고, 관내 고교와 대학교의 다양한 학과에 대한 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하고 있다. 문미라 교감은 “QR코드 때문에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직업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생겼다”면서 “스마트폰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하나 눈에 띈 점은 오전에 기본교과를 배치하고 오후에 자율과정을 배치하는 전형적인 틀을 깬 시간표였다. 월요일은 4교시부터 자율과정을, 목요일에는 기본교과 수업만 운영하기로 계획을 세운 것. 사실 월요일은 2~3교시도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운영상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편성된 고육지책이었다. 이정숙 교사는 “음악교사 한 분이 순회근무를 해 화‧목요일에는 예체능시간을 편성할 수 없었다”며 “순회교사도 그렇지만 융합수업 등을 하려고 해도 시간표 편성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사는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담당교과의 교육과정 재구성과 평가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교과 개설이 어렵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조미애 교사는 체험학습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기관을 섭외하는 일도 어렵지만, 협약기관이 있어도 시간을 조율하고 교통편 등을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교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차상몽 교장도 “학기 중 시간을 자유롭게 정해 체험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학사 일정이나 인솔자 등을 고려하면 가능한 기간이 중간·기말고사 기간 밖에 없다”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 학교끼리 시간이 겹칠 수밖에 없는 만큼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준비를 비교적 잘 하고 있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평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우병녀 교사는 “평가와 수업개선도 자유학기제가 아닌 다른 학기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문 교감도 “관리자는 학업성취도평가 등 학교교육 성과에 대한 평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은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자유로워져야 학생이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백양중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전폭적인 동의 아래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만큼 평가나 교육과정 편성 문제에서도 모범답안을 기다리거나 기존의 틀에 매이기보다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교육을 과감히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학업성취도평가가 걸림돌이 된다면 자유학기제는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학기제 시행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연구학교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수 ju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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