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 쉬운 ‘교육용 전도성 잉크’ 개발
기술·과학·수학·미술 융합교육에 적합
“학생들은 기술교과 중 특히 전기회로를 어려워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이론만으로 배우다 보니 흥미 또한 낮죠. D.C는 ‘전도성 잉크’와 ‘미술’을 접목해 아이들이 직접 회로를 그려보며 원리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응용력도 기를 수 있도록 고안된 교육자료입니다.”
‘D.C(Drawing-Circuit)를 활용한 융합적 사고 능력 신장’(실과)으로 국무총리상을 차지한 박병진·유승목 경기 금촌중 교사는 국내 최초로 ‘교육용 전도성 잉크’를 개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전도성 잉크란 액체 형태로 유지되다가 그림을 그리면 고체로 변하며 전기가 흐르는 물질이다. 외국제품도 있지만 고가인 탓에 그동안 학습용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이들 교사는 여러 재료들을 조합하는 수십 번의 실험 끝에 ‘흑연’과 ‘바니시’로 가격은 100배 가까이 저렴하면서도 외국 제품과 같은 저항 값을 지닌 잉크를 개발해냈다.
심사위원들도 이 점에 주목했다. 전도성 잉크를 학습용으로 처음 개발했다는 점, 전기 관련 기초 및 응용 학습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교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병진 교사는 “원료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해 쉽게 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모듈도 가능하다”며 “전도성 잉크 제작에 필요한 제품을 세트화하고 교사용 매뉴얼을 제작하면 충분히 일선 현장에 보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해 나가면서 전도성 잉크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도 발견해냈다. 유승목 교사는 “전도성 잉크로 캐릭터 그림을 그린 후 전기를 통하게 해 꾸미기, 옥내 배선 그리기, 3차원 모형 제작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들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처음에는 3학년 전기·전자 단원에 맞게 개발했지만 차츰 미술과 과학, 수학교과에도 적용하면서 아이들의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STEAM 교육에 제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발 전·후 설문조사에서 ‘STEAM 교육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응답한 학생 중 90% 이상이 ‘관심과 이해력이 생겼다’고 답했으며 어려워만 했던 전기·전자에 대한 이해력 또한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자료전에 두 번째 참가하는 두 교사는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히 듣게 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항상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한다”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자료 개발의 원동력이 됐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내색하지 않아도 교사가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고 도전하는 모습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저절로 꿈과 열정이 커졌다”며 “아이들이 교구를 이용해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