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는 교직이 교육위기 극복의 핵심”

2013.11.11 10:33:46

새교육개혁포럼 창립 주도 안양옥 교총회장

포럼은 현장 기반 정책 연구·개발 싱크탱크 역할
全교원 동참 끌어낼 것…제2, 제3차 포럼도 계획



“지금과 같은 정부 중심의 ‘톱다운’식 정책으로는 오늘의 교육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이제 교원들이 전문연구직으로서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해 교실현장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교육혁신의 주체로 나서야만 교육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런 교육자 중심의 교육 재건 운동에 새교육개혁포럼이 구심점 역할을 하겠습니다.”

4일 새교육개혁포럼의 창립을 주도한 안양옥 교총 회장(사진)은 포럼에 거는 큰 기대를 내비쳤다. 지난 6월, 연임에 성공한 직후 천명한 ‘제2의 새교육 개혁운동’을 본격적으로 이끌어갈 포럼이기에 감회도 남달랐다. 안 회장에게 포럼의 출범 배경, 비전, 향후 활동계획 등을 들어봤다.

-왜 지금 새교육개혁포럼입니까.
“지난 6월 교총회장에 연임된 후,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2의 새교육 개혁운동’을 주창한 바 있습니다. 교육입국을 세계에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교육의 정치화와 수요자 중심 교육에 휘둘리면서 ‘교육으로 절망하는 나라’가 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면서 학교구성원 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교육의 미래,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이제 정치권력에 좌우되고 수요자 중심 교육에 매몰된 한국교육이 교육본질과 교육공동체 회복으로 재도약해야 합니다. 교총 창립 초기,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재건하기 위해 선배 교육자들이 일으켰던 ‘새교육 운동’이 다시 필요한 때입니다. 제2의 새교육 개혁운동은 교원 중심의 교육 재건운동이고, 그 개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구심점이 바로 4일 창립한 새교육개혁포럼입니다.”

-포럼은 톱다운 방식의 정책을 지양하고 ‘교원중심 교육제자리 찾기’, ‘아래로부터의’ 개혁운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학교 현장은 정권이나 교육 장관의 교체, 민선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교육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변화를 위한 변화가 되풀이되면서 현장과 괴리된 정책이 위로부터 쏟아지고 그 때마다 학교와 교원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거나 이념 대결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학생인권조례, 무상 교육복지, 교원평가, 그리고 최근의 역사교과서 파동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폐해로 학교 살림은 교실 냉난방조차 제대로 못할 만큼 열악해지고 교원들의 생활지도는 붕괴상태이며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상명하달 식의 정부중심 교육개혁으로는 이 같은 교육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결국 현장을 가장 잘 알고 교육전문가인 교원들이 학교와 교실을 변화시키고 정책을 만들어 실천해야만 학교교육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입니다.”

-특히 교직의 ‘전문연구직’화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교육제자리찾기’의 바탕은 교원들의 부단한 자기계발, 연구‧연찬입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과 창의‧상상력을 키워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수업혁신이야말로 교육제자리찾기의 출발입니다. 그런 수업, 그런 교육이 가능하도록 현장 중심의 정책을 제안하고 실현하는 아래로부터의 교육혁신도 결국 교원의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교원들은 스스로 교직은 노동직이 아닌 전문연구직임을 증명해보여야 합니다. 그것이 학부모와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기본이며 교원 중심의 개혁운동이 지속적인 동력을 얻는 바탕일 것입니다. 다변화, 급변화 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교원들은 끊임없이 교과연구, 수업연구, 생활지도 연구, 학급운영 연구 등에 진력하고 외부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을 사회운동으로까지 확산시켜야 합니다. 포럼은 연구하는 교원의 참여 공간이자 지원센터가 될 것입니다.”

-현장교원의 자발적 포럼 참여가 많습니다. 향후 포럼 운영과 조직구성은.
“회원 모집 한 달 만에 개인회원 1500명, 단체회원 3500명 등 5000여명이 자발적으로 가입했습니다. 그만큼 새교육 개혁운동과 포럼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높다는 반증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 안에 1만 명 이상을 참여시키고 나아가 전 교총회원과 교원노조 조합원, 무적교원까지 아우르는 포럼을 만들고자 합니다. 포럼은 서로 다른 가치를 같은 열정으로 섞어내는 용광로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법·의학계 등 사회 각 분야 전문가, 사회단체, 학부모의 동참도 끌어낼 것입니다. 새교육 개혁운동의 불길이 학교 현장을 발화점으로 사회 각계에 번져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포럼의 핵심기능은 위로부터 쏟아지는 정책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 중심의 교육 연구와 정책 개발을 통해 정부, 정치권, 사회를 향해 ‘새교육’을 공세적으로 제안하고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포럼은 교과교육분과, 정책분과 등을 둬 상시적인 활동을 활성화시킬 예정입니다.”

-첫 포럼주제가 교육과정의 학습량과 난이도인데요.
“그간 톱다운 방식의 정책들은 교육방법, 학습방법 측면에 몰두한 나머지 교육내용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미래 한국을 이끌 인재에게 필요한 인성과 지식의 범위, 내용, 수준을 추출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교육과정을 적정화한 후, 그 성취수준을 가늠하는 평가가 자연스레 이어지게 하는데 소홀했습니다. 오히려 수능 등의 위압적인 ‘평가’가 먼저 설정되고 거기에 초중등 교육과정을 꿰맞추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려 뽑는데 열중한 대학입시로 교과 학습량과 수준은 갈수록 많아지고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대다수 학생들은 교실에서 좌절하고 진도 맞추기에 급급한 교사들도 더 이상 수업전문가이기를 포기하게 됩니다. 교육의 근본 목적과 본질이 이처럼 무너져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포럼에 쏟아진 현장 교원들의 성토는 이런 야만적인 교과 교육과정에 대한 항거로, 이제는 교원들이 나서 대안을 제시해야한다는 선언으로 들립니다.”

-일회성 행사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향후 포럼의 활동 계획은.
“이제 시작입니다. 포럼은 창립대회에서 12대 의제를 밝힌 바 있고 연내 역사교과서 이념논쟁과 관련해 제2차 포럼을 열 계획입니다. 이어 자유학기제, 교육자치 등 현안을 주제로 한 제3, 제4의 포럼을 이어갈 것입니다. 포럼은 교원들의 연구와 소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의제 발굴과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학교 교육을 되살림과 동시에 현장의 고충과 애환을 해소하는 ‘교육신문고’ 역할도 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포럼은 교과학회, 교원중심 교과연구회 및 수업연구회 활성화를 우선 지원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원들의 연구물은 물론 다양한 수업 노하우가 널리 공유되도록 웹매거진, 교사 연구지 및 학술지 발간 활동을 펴고 지식기부 네트워크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조성철 cscho1@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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