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자” 한결같은 희망

2014.01.23 17:38:10

사자성어로 들여다본 敎心

창의·행복교육도 출발은 ‘인성’
가정-학교-사회 함께 실천을

정권, 정부 따라 교육 바꿔서야
정책의 답은 학교, 교원에 있다

정치적·실험적 포퓰리즘 끝내고
흔들림 없는 백년대계 세워야


올 교육 사자성어로 선택된 本立道生(본립도생)과 2, 3위에 오른 仁本創礎(인본창초), 敎敎生生(교교생생)은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교원들의 현장 정서를 한결같이 투영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 사자성어를 선택한 교원들의 이유를 들여다보면 인성교육, 정치중립, 백년대계, 본질회복 같은 키워드가 주를 이룬다. 그만큼 현재 우리의 교육이 기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교원들은 성적·입시 위주의 교육, 책임·배려보다 권리·갈등이 판치는 학교현장, 정부·정치권에 휘둘리는 ‘敎育一年小計’로 점점 황폐화되는 교육현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본립도생을 선택한 이유로는 우선 ‘인성 바탕 없는 지식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내용이 많았다. 한 교원은 “행복교육이니 창조경제니 하는 것도 기본교육에 충실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고, 또 다른 교원은 “기본 없는 지식은 사상누각이고 때론 남을 해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며 “가정, 학교, 사회가 기본을 세우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정권, 정부의 입맛대로가 아닌 현장에 기초한 백년대계를 세워야 한다는 의미로 본립도생을 읽은 교원도 많았다.

한 교원은 “정권이 바뀌면 장관을 바꾸고, 바뀐 장관이 자신의 교육적 경험을 전부로 착각하다보니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며 “교육의 근본은 학교에 있는만큼 교원과 학교가 받아들일 수 있고 현장을 도와주는 정책과 행정으로 교육이 바로 서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교육이 일자리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의 도구로 변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내에 실적을 내려는 조급함을 지양해야 한다” “교육이 백년대계는커녕 일 년에도 몇 번씩 임기응변식 처방으로 바뀐다”며 긴 안목의,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정책수립을 요구하는 의견도 쏟아졌다.

교육의 정치 중립을 선택 이유로 밝힌 경우도 많았다. “교육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집권기간에만 유행하는 유행가처럼 이뤄져 왔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또한 “포퓰리즘 정치에 휘둘리는 교육, 돌봄과 무상급식 등 공짜 복지에 교육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육의 본질에 입각한 정책 설계와 투자가 이뤄지는 한 해이길 기대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인본창초, 교교생생 선택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성이 바로 서지 않은 교육은 창의적인 도둑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인본창초를 꼽은 한 교원의 지적은 본립도생과도 맥이 닿아있다. “창의와 창조도 사람을 배려하는 인성에서 우러나와야 가능하다. 아이폰의 편리함, 페이스북의 세계화는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요?” “아인슈타인은 ‘교실은 지식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생이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바른 인성 위에 지식을 담는 사람이 되도록 모든 교사가 노력하자는 뜻에서 인본창초를 골랐다”는 의견들은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교교생생을 선택한 교원들은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무너진 사제관계를 지적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갈등은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올 한해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 한다” “교원과 학생이 각자의 위치에서 본분을 자각하고 지킬 때 교육의 본질을 수행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는 교육의 장을 만드는게 가장 시급하다” “교권과 인권의 조화를 통해 본연의 사제지간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교원들은 선택 이유를 밝혔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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