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과정 없어 실습·면담 통해 교직적성 확인
예비·현직교사 자리 바꿔 실습과 연수 동시에
“한국과 스위스 교원양성교육의 공통점은 대학에서 배운 것과 학교현장에서 배운 것을 연결하려는 관점입니다. 하지만 스위스는 선발보다는 양성과정에서 적합한 교사자원을 찾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교원양성체제를 비교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한스유르그 켈러(
사진) 스위스 취리히교육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발과정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는 면담을 통해 교직 적성을 확인한다”고 스위스 교원양성의 특징을 설명했다.
스위스는 고교 입학 시 인문계와 직업계가 나뉜다. 인문계로 진학하는 학생은 25% 정도다. 이들은 대입자격시험을 통과한 후 전공을 선택한다. 이후에 각 전공에 따른 추가적인 입학시험은 대개 치르지 않는다. 예비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각 교육대학에서는 교육과정, 특히 교생실습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좋은 교사가 될 자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교생 실습은 1학년 때부터 3년에 걸쳐 진행된다. 1학년에는 매주 1일은 학교에서 실습을 하고 나머지 기간에 대학수업을 듣는다. 방학기간에는 3주간 집중적인 실습을 한다. 2학년 1학기에는 다시 주1회 실습을 하고, 2학기 때는 8주 정도 현장에서 실습을 하는데 실습 전후로 준비기간과 평가 기간을 둬 실습과정은 총 10주로 구성된다.
3학년 때는 ‘대체교사’로 3~4주간 일한다. 대체교사 제도는 예비교사가 현직교사의 수업과 학급을 맡아 실습을 하고, 현직교사는 그 기간 동안 대학으로 와 연수를 받는 제도다. 현직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예비교사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다.
켈러 교수는 이런 스위스 교원양성교육의 초점이 ‘학습하는 교사’를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들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며 “예비교사들이 교직에 입직해 평생 교단에 서면서도 계속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직의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배운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은 현장경험에서 배운 노하우와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접목시켰을 때 형성된다”며 “한국에서도 교사들이 전문성을 기를 수 있도록 현장연구와 실습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교직이 ‘평생 배우는 일’인 만큼 교원양성교육의 지향점은 ‘미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켈러 교수의 지론이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의 예비교사들이 2050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칠 것을 생각하면 지금 갖고 있는 지식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지금도 다문화사회, IT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래의 변화된 환경에서도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직은 미래에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이것이 대체교사제 등 현장과 이론을 연계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이유”고 했다.
스스로 연구하는 전문직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 실습과 현직연수를 강화하고 있는 스위스에도 고민은 있다. 켈러 교수는 “한국의 예비교사들은 모두 교사가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부럽다”면서 “스위스에도 대부분은 열심히 공부하지만 별도의 선발 과정이 없고 교사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편하게 있어도 당연히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한국의 임용제도에도 관심을 갖고 교원양성체제 비교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