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교육감 선거 결과,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다. 그러나 그들의 전국 평균 득표율은 36.4%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교육감들은 취임하자마자 인사권 남용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보은인사, 정실인사 등 정치적 속물성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감은 누구보다도 정치 중립적이어야 하며 실적과 능력위주의 인사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친정체제를 구축하고자 자기 사람 챙기기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광주교육감은 재선에 성공하자 “탕평인사보다는 자신과 견해가 맞는 간부와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측근을 유임시켰고, 경기교육감은 장학관과 연구관 전원에게 전직 내신서 제출을 요구했다. 명분은 ‘교육감의 교육정책 추진과 장학 업무의 효율을 기하고자’ 한다는 것인데, 누가 봐도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그토록 많았던 것이다. 직선제 교육감 선거 이후 진보이념에 휘둘린 학교 현장은 학력저하는 물론 교권추락에 힘들다. 혁신이란 미명하에 전횡하는 장면도 더러 연출됐다.
19세기 중반 미국 상원의원 마시가 "전리품은 승리자의 것"이라고 한 말에서 유래된 엽관주의(獵官主義ㆍspoils system)가 딱 들어맞는다. 교육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그들도 결국 전리품으로 얻은 자리를 공신과 측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러한 정실인사는 전문성과 능률을 해치고 행정의 비능률을 야기한다. 또한 공정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교육감에 대한 충성도가 잣대가 되기 때문에 소수 간부에 의한 과두적 지배가 우려된다.
‘기해천수(祁奚薦讐)’란 말이 있다. 진나라 왕 도공은 기해에게 후임자를 추천하라 했을 때 기해는 철천지원수인 해호를 추천했다. 도공이 이유를 묻자 “왕께서는 남양 현령에 누가 가장 적당한지를 물으셨지 저의 원수를 물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교육감은 모든 교육자의 사표(師表)여야 한다. 신임 교육감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교육의 미래를 위해 능력과 실적위주의 엄정한 행정을 펼치기 바란다.
한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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