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타 주 방과후활동비·교통비 등 1250억 원 징수
與 부과금 자율화 예고 vs 野 강제 징수 금지 입법
캐나다는 유치원에서 고교까지 공립학교는 완전 무상교육이다. 대학도 죄다 주립이라 학비가 가장 비싼 온타리오 주의 학비도 연 450만 원 정도다. 그런데 최근 저렴한 학비라는 외양과는 달리 학생들에게 별도로 받는 각종 부교재비·활동비 등 별도 부과금이 많다는 논란이 일어 정치문제로까지 비화됐다.
논란은 지난달 22일 앨버타 주의 초·중등학생 1인당 별도 부과금이 다른 주의 5배에 달한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언론보도를 보면 2012년 앨버타 주의 초·중등학생 1인당 연간 별도 부과금은 240 캐나다 달러(약 25만원)로 2008년의 80달러(약 8만 원)에 비해 4년 만에 무려 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중 다른 주의 징수금 증가율은 28%로 2012년 평균 54달러(약 5만 원)다. 앨버타 주 학생이 무려 4.5배나 더 많은 부과금을 낸다는 것이다.
주로 교과서, 수업교재, 교통비 등으로 징수한 학생 부과금 총액은 1억 4260만 달러(약 1250억 원)로 앨버타 주 교육예산의 2.1%를 차지한다. 2008년에는 총 4610만 달러(약 400억 원)로 교육비 예산의 0.6%였다. 그러다 보니 전체 학생 수 규모에선 13%에 불과한 앨버타 주가 학생 부과금 수입에선 캐나다 전체의 39%에 달할 정도다.
앨버타 주는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은데 야당에서는 세금이 적다고 자랑하면서 교육예산의 적잖은 몫을 학생 호주머니에서 턴다며 아예 학생 부과금 금지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민심과 야당을 더욱 자극시킨 것은 일체의 학생 부과금 징수를 금지한 앨버타 주 교육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되레 주정부가 학생 부과금 징수 자율화법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학부모와 사전 상의를 하고 수업진행에 필요하다고 입증만 하면 얼마든지 부과금을 징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지금의 앨버타 주처럼 온타리오 주도 학생 부과금 징수가 논란이 돼 2011년 주 정부에서 일체의 학생 부과금 징수 금지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실태를 보면 미술, 체육, 음악 등 예체능 수업 교구재 비용을 징수하는 온타리오 고교가 각 교과별로 53%, 41%, 26%에 달했다. 액수 자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조금의 부과금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저소득층 거주 지역 학교는 연간 부과금 수입이 1000달러(약 90만 원)에 불과한 반면 여유 있는 학교는 9만 달러(약 7900만 원)에 달하는 등 학교 간 격차가 커 평등교육을 지향하는 자유당 정부에서 대대적인 메스를 가하게 된 것이다.
이 조치로 온타리오 주 초·중등학교는 수업진행에 꼭 필요한 교구재는 일체의 학생부담 없이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다. 다만 수업에 도움이 되는 보충교재 구입이나 방과후 자율활동 참가비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징수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 가령, 학교 공식 체육복 구입비를 내는 것은 개인 선택 사항이라 굳이 학교 체육복이 아니더라도 편히 운동할 수 있는 옷을 입는 것도 허용하는 식이다.
앨버타 주의 경우 학생 부과금이 다른 주의 4.5배에 달하니 분명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주든 주정부 예산에 여유가 없어 학생 부과금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온타리오 주도 125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주 정부 부채 탓에 2015~2016 학년도 신학기 교육예산이 1%~2% 삭감될 예정이라 일선 교육청이나 단위학교에서 부족한 재원 충당을 위해 부과금 징수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