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인성 교육 하자던 그 다짐
떳떳이 실천한다 말할 수 있나”
희생 교원 추모행사 곳곳서 열려
지난해 4월16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들이 여전한 요즘인데 어느덧 1주기가 됐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현장은 아직도 지난해 그 때 그 시간에 멈춰져 있다. 2학년 교실과 2학년 교무실은 주인 없는 그대로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안전에 대한 의식이 고취됐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수학여행을 소규모로 한 것 이외 별다른 대책은 없고, 여전히 실질적인 정책이나 대책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는 게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다.
대전시 A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공문에 의한 지시보다 실질적인 지언이 더 절실한 상황”이라며 “여행자보험 의무화, 안전지도사 탑승 등을 공문으로만 지시했지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예산의 지원은 전무, 학부모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사 이후 한동안 땜질식 대책만 쏟아내더니 이후 장기적인 계획은 사라진 상황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안전에만 매몰돼 더욱 중요한 기초, 인성교육은 물론 창의적인 교육마저 놓치는 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기초, 인성교육이 강화돼야 사회 전반적으로 정의를 지키고 사명을 다하는 의식이 높아지므로 더욱 굳건한 사회 안전망이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서울 B중 교사는 “좀 더 창의적인 도전적인 인재를 만들어야하는 과제가 아직은 우리에게 남았는데, 자칫 움츠리게 되는 계기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자유롭게 하는 시스템의 전환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C고 교사는 “너무 형식적인 수사만 난무하는 상황”이라면서 “사회의 제도나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를 교원들에게 넘기고 대책을 수립하라는 것이 우습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직히 학교 안전시스템이란 거창하지도 복잡하지도 않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하는 공직자나 세월호 소유 회사 직원들이 있었다면 이런 저런 대책이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故 남윤철, 최혜정 등 세월호 참사 때 제자를 살리고 죽음을 택한 영웅들에 대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초중등 교사, 관리자 모두 한 목소리로 “진정한 스승이의 모습은 헌신과 희생을 알려주고 떠난 선생님들, 제자들 곁을 꿋꿋이 지킨 그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교단에 서 있는 그날까지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해 성심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최근 국내외 기관에서 이들에 대한 추모와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국가에서도 다소 신경써줘야 한다는 주문도 높다.
미국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파운데이션’은 지난달 한국인에게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골드메달을 최혜정 단원고 교사에게 수여했고, 국민대는 졸업생인 남윤철 교사의 이름을 딴 ‘남윤철 강의실’을 만들어 8일 유족들을 초대해 명명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남 D여중 교사는 “해당 교원들에게는 특별훈장과 메달을 주고 선생님들의 추모비를 건립해야 한다”고 했고, 서울 E초 교사는 “사이버 추모관이라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는 정치인, 정치교육감들의 교원 격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춰 ‘가만히 있으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경기 F고 교감은 “제자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고도 교사들을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는 촌지대책으로 사기를 꺾고 있다”고 했다.
서울 G고 교사는 “그들이 나서봐야 쇼일 뿐, 연금·촌지대책으로 인해 교사에 대한 공격이나 하지 않으면 된다”며 “일시적으로 위해주는 척하다 뒤통수나 치지 말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