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수업의 조건, 배움의 즐거움에 있다

2015.05.28 21:33:41

‘초등 수업 백과’ 출간한
최진수 경남도교육청 장학사



모둠활동·교과별 수업·발표 등
수업 일기 재구성, 책으로 엮어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묻고 따지도록 마음 북돋워야”


최근 교원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수업 노하우와 경험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알게 된 사실과 방법을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교직의 전문성을 키우려는 것이다. 방법도 다양하다. 공부 동아리를 구성해 정기 모임을 갖는가 하면 직접 블로그나 카페를 개설, 수업 결과물을 업로드 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땀샘 최진수의 초등 수업 백과(이하 초등 수업 백과)’의 저자 최진수 경남도교육청 장학사도 그 중 하나다. 교직에 입문한 지 23년차인 그는 몇 해 전부터 블로그(ddamssam.tistory.com)를 통해 수업 일기와 교육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최 장학사는 “지난 수업을 반성하고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수업 기록을 더 많은 동료 교사들과 나누고 싶어 책을 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느 해, 글쓰기 공부 모임에서 각자 한 해 동안 실천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그 때 ‘날마다 수업 일기를 써보겠다’고 말했지요.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수업 일기를 써내려갔고,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날마다 쓰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쓰다가… 하루에 서너 번, 과목별로 쓰기도 했지요. 그렇게 모인 일기가 700개가 다돼갑니다.”

초등 수업 백과는 그간 정리한 수업 일기를 학급(수업) 운영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학습 동기 심어주는 법 ▲수업 참여 이끌어내는 법 ▲칠판·공책 쓰기 ▲모둠 활동 ▲교과 수업 ▲탐구와 발표 등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때 알아둬야 할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다뤘다. 특히 교사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해결 방법까지 제시한다. 그는 “좋은 수업의 조건은 배움의 즐거움에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사도 배우면서 성숙합니다. 새내기 선생님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배움 자체를 즐길 것’을 권해요.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하다 보면 학생들과 신뢰가 형성되고 관계가 두터워지기 때문이죠. 좋은 수업은 아이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배움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수업이에요. 모른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주변에 알려 궁금증을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교사는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해요.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 끊임없는 질문… 이런 습관이 몸에 배면 공부는 저절로 잘하게 됩니다.”

최 장학사는 참여·공유·기록의 원리를 강조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령 시 쓰기 수업을 한다면 모둠을 구성해 친구의 작품을 함께 읽어보고 아쉬운 부분과 더 나은 표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시를 완성하게 하는 방식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분위기메이커가 된다.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보충하도록 돕기 위해 칠판과 공책을 활용한다.
 
그는 “칠판에 빈 공간을 마련해놓고 아이들이 직접 채우도록 했다”면서 “처음에는 따라하는 수준이지만, 거듭 연습하다 보면 혼자서도 수업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 삶의 철학은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입니다. 줄여서 ‘땀샘’이라고 부르죠. ‘참다리’라는 별명도 있어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진정한 다리’라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면서 사는 것이 즐겁다’는 걸 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좀 더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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