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2개 학년 한 교실서 수업

2015.06.29 10:35:21

앞선 또래와 상호작용 환경 제공
과목별 역량 따라 그룹 바꿔 공부
10학년, 한국 초등 고학년 수준
대학진학자만 11~13학년 교육

뉴질랜드는 교육심리학자 비고츠키의 이론을 전제로, 기본에 충실한 교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두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게 짜여져 있다. 1,2학년을 주니어(Junior), 3,4학년을 미들(Middle), 5,6학년을 시니어(Senior)라고 부르며, 2년 동안 같은 교실에서 같은 담임선생님을 통해 수업을 받게 된다. 이는 교사나 앞선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현재의 발달 수준보다 더 앞선 잠재적 발달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 이론에 기초한다.

총 13학년제(초등학교 6년, 중학교 2년, 고등학교 5년)인 뉴질랜드는 만 5살 본인의 생일날이 초등학교 입학일인 점도 한국과 다른 독특한 제도다. 생일이 1학기(2~4월) 안에 있는 학생들은 입학한 그해를 1학년으로 친다. 그러나 2학기, 3학기, 4학기에 들어온 신입생의 경우는 대부분이 그 다음해를 1학년으로 친다. 중간에 들어간 그 해는 초등입학 준비생(Preschooler)인 셈이다.

황거레이 초등학교 조 맥도날드 교사는 2개 학년이 한 교실에 있는 제도에 대해 “고학년 학생들이 새로운 반에 들어온 저학년 아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고 새 학급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사가 두 학년을 같이 가르치는 것도 그룹 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학교에서는 학기 초에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간단한 시험을 본다. 이는 전반적인 학습 수준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과 학습 영역별로 본인의 수준에 맞는 그룹을 찾아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A라는 학생이 글쓰기는 뛰어나지만 수학 능력이 떨어진다면, A 학생은 과목별로 다른 그룹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수학 교과의 경우에는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섞어서, 잘하는 아이가 뒤쳐지는 아이를 이끌어 가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월등한 학생의 경우는 과목별로 고학년에 가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강점과 약점을 잘 조화하는 교육방법이다.

공부의 수준을 봐도 뉴질랜드 교육의 본질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기본을 가르치는 이곳은 10학년까지는 학습 수준이 한국의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이다. 11학년이 되면서 아이들은 의무 교육 과정을 마치므로 직업을 찾아 가거나 상위 교육과정을 밟기도 한다.

13학년을 졸업하는 학생 수는 10학년 때의 50% 정도이며, 그 교육 수준은 한국의 고등학교와 대학 초년생의 수준으로 뛴다. 13학년까지 마치는 학생은 대학 진학을 하게 된다. 공부도 교육의 한 부분, 기술이라고 생각하기에 모두가 잘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많은 사전에서 정의 내리는 교육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다. 뉴질랜드는 이 정의에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닌 ‘살아가는 데’라는 단어에 집중해 교육하고 있다.

10학년에 학교를 마친 학생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을 마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또 다른 기술 교육을 찾아 간다. 그 기술 교육 현장에서만 취득할 수 있는 학위도 많다. 예를 들자면, 병원의 마취사가 되기 위해서는 취직을 먼저하고 그곳에서 일하며 공부해야만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언제든지 대학이나 교육 기관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면, 나이에 상관 없이 간단한 시험과 면접 그리고 추천서 등을 통해 입학이 가능하다. 그렇게 학교라는 곳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국가 기관’이며 교육의 본질을 잘 지키고 있는 곳이다.
김선령 현지 아동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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