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선택제 교사제, 현장에선 여전히 무관심·우려

2015.07.09 20:55:39

시행교·교육청 관계자 "확대 시 큰 혼란" 이구동성
"차라리 휴직하지"…교원 무관심 속, 전국 30명뿐

시간선택제 교사제가 시범 실시된 지 한 학기가 지났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의 확대 움직임에 대해선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일자리 확대를 위해 이 제도를 추진, 초기 단계부터 "교직에는 맞지 않는다"는 교육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초 교원복지 확대와 예비교사 임용 적체 해결 등을 이유로 신규 채용 없이 기존 정규직 교사를 전환하는 선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시간선택제 교사제는 모집 단계부터 삐걱거렸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접수된 신청은 불과 50여건 밖에 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조건이 맞지 않아 30명만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됐다.

적잖은 교육청이 반대 입장을 나타냈지만, 그렇다고 교육청이 시간선택제 교사 확보에 힘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충북도교육청은 동일학교·동일교과 기준 없이 신청교사 전부를 수용하고, 순회교사를 추가 배치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초등에는 동일학교, 중등에는 동일교과 기준만 적용했다. 그럼에도 총 전환자는 각각 6명과 12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호응이 적은 것은 제도 자체가 교직에 맞지 않고, 교사 개인 차원에서도 별 효용성을 느끼지 못한 탓이라는 평가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니 따르긴 했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볼 때 교사를 시간제로 운영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육아 등 정 불가피한 경우엔 차라리 휴직이 낫다는 게 대다수 선생님의 정서"라고 말했다.

인천 A초 여교사는 "시간선택제로 받을 수 있는 급여가 육아휴직 수당보다 좀 더 많긴 하지만 동료나 업무 부담을 고려하면 선뜻 내키는 조건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대전 B고 교사는 "주변에서 말이 없어 시행되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런 제도를 굳이 왜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교육부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교사제가 어렵게 시작됐지만 얼마 전 실시한 현장 모니터링 결과가 매우 좋게 나왔다"며 "교직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랐다.

실제로 시간선택제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의 반응은 좋았다. 하지만 육아 시간 확보 등 교원복지 측면에서 좋다는 것이지 이 제도 자체에 호의적인 것으로 보긴 어려웠다.

서울 B초 교장은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선생님이 무척 좋아하시고, 관리자 입장에서도 정해진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도 "어디까지나 불가피하게 필요한 분들로 한정해야지 인원이 늘어나면 문제가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C초등학교 교장 역시 "우리학교는 규모가 있어서 한두 분 정도 하시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복지차원에서 도 좋은 것 같은데, 조금만 늘어도 당장 담임배정부터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교육청 인사 담당자들도 이구동성으로 확대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D교육청 관계자는 "신청자가 몇 명 안 되는데도 학교, 전공을 맞추고 정원 배정하는 데 곤란한 점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는 시간선택제 교사 2명을 전일제 1명으로 보지만 담임, 부장 업무 배정이 안 되기 때문에 추가 배정이 필요한 게 현실"이라며 "아직은 괜찮지만 늘어나면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육청 관계자도 "사람 수가 적어 티가 안 나는 것이지 제도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라며 "혹여 교육부가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시간선택제 교사 당사자 만족도 결과를 갖고 확대하려 할까 걱정된다"고 경계했다.
강중민 jm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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