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열·정’ 방학을 채우다

2015.07.30 17:32:09

여름방학 직무연수 열심인 교사들



3D 프린팅부터 게임 리터러시까지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방학은 학생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이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를 경험하면서 진로를 탐색하거나 부족한 교과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도 다르지 않다. 직무 연수를 통해 최신 수업 트렌드와 교수법을 접하고 학교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열정과 노력이다. 뜨거운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교사들을 만나기 위해 연수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서울 신도리코 본사 교육장.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었다. 모니터마다 여러 모양의 입체 도형이 자리했다. 조금 서툴지만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도형을 완성해나갔다. 3D 프린팅의 기초인 모델링을 배우는 과정이다.

전날부터 이곳에서는 서울교총이 마련한 ‘교사가 알아야 할 3D 프린팅의 세계 직무 연수’가 진행됐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3D 프린터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연수다. 연수 프로그램을 고안한 김철민 케어로드 대표이사는 “3D 프린터는 항공, 건축, 디자인 등 각종 산업뿐 아니라 교육 분야에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터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 우선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했던 것들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죠. 교과 수업과도 연계할 수 있어요. 과학의 경우 화산이 분출되는 과정, 세포막의 모습 등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직접 관찰하면서 과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지요. 교사들이 3D 프린터를 다룰 줄 안다면 교육 효과가 극대화 될 거라 생각합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3D 프린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윤현정 서울 상명고 교사는 뉴스에서 접했던 3D 프린터를 배울 수 있다는 연수 안내문을 받고선 곧장 신청했다. 윤 교사는 “연수를 받기 전부터 어떤 내용일지 관심이 컸다”면서 “배우는 내내 어떻게 하면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미술을 가르치는 권지현 서울 창문여고 교사도 수업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연수에 참여했다. 그는 “특히 미술 교과는 3D 프린터를 활용했을 때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심화 연수도 개설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대전 KT 인재개발원에서는 ‘게임 리터러시를 통한 건전 게임문화 직무 연수’가 진행됐다. 게임 리터러시는 게임을 미디어의 하나로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교총이 마련한 이번 연수는 현장 교원들이 게임을 미디어의 하나로 이해하고 게임 과몰입 예방 지도·상담에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사고력 향상과 게임 △인성발달과 게임 △게임으로 하는 진로 교육 △게임으로 하는 융합(STEAM) 교육 △게임 과몰입 예방 교육 등 18차시로 구성됐다.

유봉현 경남 지정초 교사는 홀로 게임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없을까’ 고민하다 이번 연수를 신청했다. 유 교사는 “최근 융합교육이 각광 받는 만큼 게임을 잘 활용하면 수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들이 있어요. 여러 친구와 어울려 놀기 보다는 온라인 게임을 더 좋아하죠. 이번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나 짬짬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생각이에요. 방학을 이용해 유익한 연수를 접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경제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울산교총이 개설한 ‘교과서 밖 경제이야기’가 그것.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직무 연수는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과 이영환 계명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섰다.

노상원 울산 성안중 수석교사는 “기술 과목을 담당하고 있지만, 경제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연수를 신청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하게, 잘 살도록 돕는 데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유익한 시간을 마련해준 울산교총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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