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샘물 마르지 않게 봉사하는 샘 될래요”

2015.09.07 09:53:37

경기북부 교원 130명 모인 ‘희망샘나눔터’
매월 만원씩 10년간…1억원 이상 후원
학생·학부모도 동참, 해외 기아 돕기


“비록 큰 강이나 바다는 아니지만 우리의 작은 샘물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선생님이 되자는 뜻에서 시작된 봉사가 벌써 10년이 흘렀다. 지난 2005년 경기도 북부지역의 선생님 113명이 모여 결성한 ‘희망샘나눔터’. 희망의 샘물이라는 의미와 함께 희망을 주는 선생님(샘)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달 23일 희망샘나눔터 선생님들은 경기도 파주의 장애우 시설인 ‘주보라의 집’을 방문해 성금과 물품을 전달하고 문화공연을 펼쳤다. 특히 이날은 모임을 결성한 지 1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자리이기도 했다.

정헌모 회장(전 파주교육장)은 “1만원으로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의 등불을 밝혀 주는 선생님을 모토로 나눔 봉사를 해온지 벌써 10년이 됐다”며 “우리의 조그마한 성금이 어려움을 겪는 국내외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매월 1만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시작됐지만, 130명으로 회원이 늘고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어오면서 어느새 1억 2400여만 원이라는 큰돈이 쌓이며 국내외 어려운 학생들을 후원하고 있다.

먼저 선생님들의 주변에 있는 학생들부터 챙겼다.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 중에서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학업에 의지를 보이는 학생들을 추천, 선발해 월 5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있다. 현재까지 93명의 학생들에게 지급됐다.

백혈병 치료를 받게 된 금촌초 학생의 치료비,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기 위해 수술한 수원숙지고 학생의 병원비도 후원하는 등 주변에서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매년 서너 차례씩 회원들이 모여 경기도 파주 지역의 장애우 시설 5곳을 방문하는 봉사도 하고 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까지 함께 하며 인성교육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 주엽초 리코더합주단 학생 40여명이 장애우 시설을 방문해 캐롤 연주를 하고 장애우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도록 하자는 뜻에서다. 회원들이 소속된 남양주신촌초, 낙민초, 덕이초, 대화초, 교하중 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학부모들이 와서 인형극을 하기도 한다.

봉사는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필리핀, 케냐, 키르기스스탄 등에 있는 어려운 학생 10~15명 정도를 매년 선정해 1인당 2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6년에는 케냐 대사가 직접 파주교육청을 방문해 정 회장에게 기아 돕기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키르기스스탄 학교 건립을 위해 680만원을, 2009년에는 케냐 투루카나족의 고아원 건립에 2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고아원에서 자란 케냐 청소년 4명은 목사, 교사가 돼 지난 2012년 경기 신촌초를 방문해 문화교류체험을 했다. 선생님들의 봉사로 인연을 맺게 된 외국인들이 학교로 찾아오면서 학생들에게 새롭고 낯선 문화적 경험을 선사했다.

이회정 경기 한산초 교장은 “비록 작은 도움이지만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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