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서와 여행 안내서를 결합
스토리텔링·이미지 중심 구성
각지의 역사·문화·환경 한눈에“언제부터인가 연휴만 다가오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천공항에 발 딛을 틈이 없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어요. 여행이 보편화 되면서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이 많아진 거죠. 세계적인 명소에 발 도장을 찍고 오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에도 해외 여행지 못지않은 곳이 많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 그 가치가 묻히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엄정훈 서울과학고 교사는 최근 ‘한국지리를 보다’ 시리즈를 펴냈다. 1권은 수도권, 2권은 강원도·충청도·전라도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초·중·고등학교 한국지리 교과 내용을 망라했다. 각 지방의 지형과 기후, 자연환경을 역사, 문화, 경제 등과 연계해 설명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국지리와 친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재미있는 이야기책처럼 구성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한자어 사용은 지양했다. 각 지역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지역 명소, 음식 등에 대한 내용을 곁들여 여행 안내서로도 손색이 없다.
엄 교사는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아 집필 목록을 정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어떤 지역을 선택해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교과서에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와 관련 있는 지역, 그리고 최근 변화 양상이 뚜렷한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했어요. 직접 답사를 가고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서 전화를 걸어 인터뷰도 했죠.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지리학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각 지역의 문화가 다른 이유를 이해하려면 지형과 이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기후 차이, 생활양식의 차이, 교통 발달에 따른 산업의 변화 등 여러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학문인 셈. 엄 교사는 대관령을 경계로 영동지역과 영서지역이 구분되는 점, 두 지역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지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물론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마리를 찾는 순간 모든 것이 술술 풀려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학생들이 이 책을 읽을 때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저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런 곳이구나, 이해하면서 읽었으면 해요. 책에 실린 사진만 봐도 상관없어요. 그러다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가족과 함께 여행해보길 추천합니다.”
교사의 경우, 수업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지리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을 설명할 때 보조 교재로 참고하면 된다. 학생들과 답사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엄 교사는 “이 책을 손에 들고 답사여행을 하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을 전주에서, 부산에서… 우리나라 어디에선가 문득 만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한국지리를 보다 3권, 경상도·제주특별자치도·북한 편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