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려면, 사교육과 이별하라

2016.01.21 13:17:42

‘공부가 뭐라고’ 펴낸 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




사교육=공부 훼방꾼
강의 많이 듣는다고
성적 향상되지 않아
익혀야 진짜 실력돼

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가 ‘공부가 뭐라고’를 출간했다. 우리나라 학생, 학부모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공부 잘하는 비결’을 책 한 권에 담았다. 대학 입시의 최전선, 고3 담임을 맡으면서 학생들을 관찰하고 경험한 결과물이다. 학교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소설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풀어낸다.

권 교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분명하다. ‘사교육은 공부 훼방꾼, 독이 든 성배, 등골 브레이커’라는 것.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반드시 사교육과 이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교육 없인 명문대에 진학할 수 없다고 믿는 학생·학부모에겐 다소 충격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는 “‘과유불급’이란 말은 지금 우리의 교육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고 했다.

“공부를 두고 이렇게까지 난리 피우지 않아도 되는데, 공부가 뭐라고 학생도 부모도 선생도 이렇게 야단인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사교육에 목숨 걸고, 잠도 못자면서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 안쓰러웠어요. 제목에는 ‘많이 배운다고 많이 아는 게 아닌데’ ‘공부만 잘한다고 좋은 게 아닌데’라는 의미도 담겼습니다.”

사교육과 이별하라는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건 ‘결과’ 덕분이다. 자녀를 사교육 없이 국립대 의대, 서울대, 카이스트에 동시 합격시켰고 담임을 맡아 지도한 학생 29명 전원이 서울·지방 소재 대학의 원하는 학과에 진학했다.

권 교사는 ‘생각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는 과학자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예로 들었다. 뉴턴에게 만유인력을 어떻게 발견했느냐, 물었더니 “내내 그 생각만 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단다. 아인슈타인에겐 어떻게 상대성원리를 발견했느냐고 질문했더니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답했다고 한다.

권 교사는 “바보처럼 묵묵하게 생각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과학 원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다 해도 멍하게 듣기만 한다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학생 스스로 받아들이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온전히 자기 것이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사교육을 받을 시간에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예습하고 수업에 집중한 후 복습해야 한다는 이야기예요. 가령 한 시간짜리 강의를 들으려면 최소 1시간은 예습을, 배운 후에는 1시간 30분 이상 복습해야 해요. 예습, 복습할 시간만 확보하기에도 빠듯한데… 사교육 받을 시간이 없지요.”

한 마디로, ‘배움’ 못지않게 ‘익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교육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사교육을 받으면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뺏긴다는 걸 말한다. 그는 “책을 출간하기 전 제자들에게 건넸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면서 “이 책을 읽은 제자 모두가 사교육을 그만두고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교육은 기다림입니다. 더디게 간다고 못 가거나 안 가는 게 아닌데, 우리는 너나없이 조바심 내고 있어요. 공부도 기분이 좋아야 잘 할 수 있어요. 사실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못해도 괜찮아요.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도 멋진 삶을 사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인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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