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쓸 우리말>㊵ 참꽃은 먹는 꽃

2016.03.31 17:26:18

봄이 되니 앞산 뒷산에 울긋불긋 진달래가 피었다. 진달래를 ‘참꽃’이라고도 한다. 먹을 수 있는 꽃이어서 ‘참꽃’이라고 한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철쭉은 먹을 수 없어서 ‘개꽃’이라고 한다.

‘참-’이 ‘먹을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에는 또 ‘참배’가 있다. 먹을 수 없는 배는 ‘똘배’나 ‘문배’이다. 살구도 개살구가 있고 ‘참살구’가 있다.

(1)참배: 먹을 수 있는 보통의 배를 똘배나 문배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똘배: 콩배나무의 열매로 아주 작고 단단하며 맛은 시고 떫다.
(3)문배: 문배나무의 열매로 단단하기 때문에 무르게 하여서 먹는다.

‘참-’은 ‘진짜’ 또는 ‘진실하고 올바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도 쓰인다.




(4)참사랑: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
(5)참사람: 마음이나 행동이 진실하고 올바른 사람
(6)참속: 속에 품고 있는 진짜 생각이나 마음
(7)참마음=참맘: 「1」거짓 없는 진실한 마음 「2」속에 품고 있는 진짜 마음
(8)참말: 사실과 조금도 틀림이 없는 말
(9)참눈: 사물을 올바로 볼 줄 아는 눈
(10)참값: 일정한 측정에 의하여 얻은, 길이ㆍ무게ㆍ부피 따위의 정확한 값
(11)참살: 군살 없이 통통하게 찐 살
(12)참갈비뼈: 갈비뼈 가운데 갈비 연골에 의해 복장뼈와 직접 연결된 위쪽 일곱 갈비뼈를 가리키는 말
(13)참냄새(북한어): 아주 좋은 냄새

‘참치’를 ‘참다랑어’라고도 하는데 이것 또한 ‘진짜’라는 뜻으로 ‘참-’이 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물고기 이름에 ‘-치’가 붙는다. 여러 물고기 가운데 ‘참치’가 진짜 물고기 또는 대표 물고기인 셈이다. ‘참새’가 새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새라면, 매 중에서는 보라매나 송골매가 ‘참매’이다. 보통 오이를 물외라 하고 ‘참외’를 따로 구별하는 것은 참외가 더 맛있고 달기 때문일 것이다.

(14)참치, 갈치, 꽁치, 가물치, 쥐치
(15)참새, 뱁새, 황새, 소쩍새, 굴뚝새, 도요새, 동박새, 두견새, 물총새, 앵무새, 접동새, 종달새, 크낙새, 파랑새, 할미새, 멧새/멥새, 박새, 쑥새, 촉새
(16)참매: 보라매나 송골매를 새매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17)참젖: 사람의 젖[인유]을 다른 동물의 젖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18)참황새=황새: 먹황새, 참오동 : 벽오동, 참미나리=미나리 : 개미나리
(19)참호박(북한어): 조선호박을 떡호박이나 올호박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0)참제비(북한어): 집 제비를 산 제비나 바다제비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나무 중에서는 상수리나무를 ‘참나무’라고 하고, 꿀 중에는 토종꿀을 ‘참꿀’이라고 하며, 벌 중에서는 꿀벌을 ‘참벌’이라고 한다. 또한, 왕골을 경상 방언에서는 ‘참골’이라고 하고, 왕대를 ‘참대나무’라고 한다. 여기에서도 ‘참-’은 ‘진짜’나 ‘대표성’을 나타낸다.

(21)참나무=상수리나무, 참꿀=토종꿀, 참벌=꿀벌, 참골=왕골, 참대나무=왕대, 참바다장어=붕장어, 참새우=보리새우, 참우렁이=논우렁이, 참조개=바지락
(22)참가시나무, 참개암나무, 참고추냉이, 참골무꽃, 참골풀, 참나리, 참밀, 참쑥, 참작약, 참김, 참미역
(23)참개구리, 참매미, 참수리, 참조기, 참가자미, 참게, 참고둥, 참고래, 참돔, 참갯지렁이, 참거머리, 참검정풍뎅이
(24)참기름, 참깨, 참나물, 참빗

‘참-’이라는 말이 붙어서 참 많은 말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늘 여러 가지 중에서 정말 진실되고 진짜인 것, 그래서 대표성을 띠는 것을 찾는다. 그래서 거기에 ‘참-’을 붙이고 싶어 한다. 여러 거짓과 가짜가 진짜인 양 판치는 세상에서 참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참눈, 참맘으로 참사람답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참뜻이 펼쳐질 것이다.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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