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말 습관, 아이를 성공으로 이끈다

2016.07.07 21:05:34

민병직 경기 삼가초 교장



부모와의 갈등 이유 분석
말 습관의 중요성 깨달아
공감 언어로 마음 읽으면
숨은 능력 발현할 수 있어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말이 불러오는 결과를 가벼이 여긴다. 민병직 경기 삼가초 교장은 학교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이 부모의 말로 인해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어른들은 ‘애들이 뭘 알겠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무심결에 던진 말 한 마디에 가족 관계는 물론 아이의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민 교장은 최근 말의 중요성, 특히 부모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내 아이가 듣고 싶은 엄마의 말’을 펴냈다. 교직 경험을 토대로 아이의 능력과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말의 비밀’에 대해 풀어냈다.

그는 담임을 맡았던 한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갔다. 다행히 별 일 없이 집에 돌아왔지만, 가족이 입은 상처는 무척 컸다. 민 교장은 아이와 엄마를 상담하면서 가출의 원인이 엄마의 말에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이는 엄마가 툭 하면 ‘그것 밖에 못하겠니?’ ‘넌 어쩌면 그 모양이냐’ ‘다 널 위해 그러는 거야’라고 말했고, 그 소리가 듣기 싫어 집을 나왔다고 했다.

민 교장은 “부모의 이런 말은 아이가 잘 되라고 하는 말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견디기 어려운 말”이라며 “엄마의 말이 지시나 명령, 훈계, 비교, 비난 일색이라면 결국 아이는 그 말에 갇혀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원칙이 있다고 강조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말하기, 믿어주고 지켜보기, 마음 읽어주기, 재촉하지 않기, 인정해주기 등이 그것이다. 특히 “마음을 읽어주는 ‘공감 언어’는 닫힌 마음을 열게 한다”고 귀띔했다. 그가 말하는 공감 언어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응, 그렇구나!’ ‘괜찮아’ ‘그런 생각이었구나’라는 말로 마음을 읽어주면 된다.

민 교장은 “아이의 마음이 닫혔다며 하소연하는 학부모에게 다섯 가지 원칙을 실천해보라고 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믿어주고 지켜보기도 중요하다. 그는 평소 성실했던 아들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것을 보고 책망하기 보다는 “와, 머리 물들이니까 참 멋있다!”고 말했다. 사흘 후, 아들은 다시 까맣게 물들인 모습으로 나타나 “축구 선수들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아무도 칭찬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다시 염색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것이 바로 민 교장이 말하는 믿어주고 지켜보기의 교육 효과다.

그는 “유행을 무조건 좇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은 후 결과가 나쁘면 스스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판단력을 발휘했다”며 “자신을 관리하는 능력과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부모와의 갈등이 해소되는 ‘일석다조(一石多鳥)’의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말의 법칙은 당연히 교사에게 적용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부모 못지않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만큼 부정적인 말 보다 ‘나-메시지’와 공감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메시지’는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느끼는 감정만을 담아 전달하는 말이다. ‘친구들과 싸우면 선생님은 화가 난다’, ‘수업에 집중해줘서 선생님이 수업을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어’라고 말하는 식이다.

민 교장은 “나-메시지를 사용할 땐 아이의 행동만 언급하고 어떤 비판이나 평가, 명령, 비난은 배제한 채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며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가 늘 무한능력을 소유한 아이, 가능성 있는 아이로 바라봐야 아이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아이는 긍정을 먹고 자란다”며 “재촉하지 않고 너그럽게 지켜보고 아이를 믿어주는, 긍정의 말 습관이 아이를 성공시키는 동력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