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대다수 김영란법 잘 몰라…매뉴얼 하루빨리 제공해야"

2016.08.23 09:59:30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서울시교육청 출입기자 간담회
"관련 연수·안내 못 받아" 90%…"내용 잘 안다" 13%뿐
학교전기료 인하,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 의지 밝혀

하윤수 교총회장은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환 법률’(김영란법)과 관련해 "현장 교원 대부분이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른다"며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교육당국은 관련 연수와 매뉴얼을 속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23일 서울시교육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총이 18∼21일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554명에게 실시한 ‘김영란법·교권보호법 시행 교원인식조사’(95% 신뢰수준에 ±1.08%)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교총 설문 결과에 따르면 김영란법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쳐 대다수 교원들은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김영란법 관련 연수를 받거나 연수계획을 안내 받은 적이 있다는 교원은 9.8%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교원들은 가장 필요한 연수 내용으로 ‘구체적인 적용 예시’를 꼽았다.

하 회장은 "시행이 한 달도 안 남았다는 점에서 혼란이 우려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구체적인 적용 예시와 행동수칙을 마련해 하루 빨리 현장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육부와의 교섭에서도 이 부분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찜통교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와 관련해서는 교육용 전기료의 획기적 인하를 촉구했다.

하 회장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를 말하면서 찜통교실, 냉장고교실조차 해소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각 정당에 건의서를 전달하고 교문위원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국회 활동을 적극 전개해 전기료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교총은 전기사업법 등을 개정해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개선하고 나아가 교육용 전기료 단가를 농사용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육용 전기료의 기본요금은 1년 중 순간 최대전력 사용 15분간의 ‘피크전력치’를 기준으로 부과되고 있다. 이 때문에 1kwh당 실제 판매단가는 교육용이 129.1원에 달해 산업용(106.8원)은 물론 주택용(125.1원)보다도 비싸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교총은 ‘1년간 월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비아세안국가 최초로 한국이 주최하는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의 의미를 설명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협조도 요청했다. ‘인성 및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주제로 9월 18일∼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0개국 전 회원국 교원단체 대표와 국내 정·관·교육계 인사 등 700여명이 참여해 교육 교류에 나서게 된다.

특히 하 회장은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교원성과상여금 차등 지급 전면 개선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하 회장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폭행·협박 등의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죄 및 업무방해죄로 가중처벌하도록 법원 양형 기준표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생이 아닌 제3자의 폭언·폭행 등 교권침해 시, 관할청의 고발과 절차적 지원 등 법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교권보호법 개정활동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교원들은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위해 개선할 부분으로 ‘가중처벌 법제화’(42.5%)와 "피해 교원에 대한 법적 지원조치 명확화"(27.0%)를 우선 순위로 들었다.

하 회장은 교원성과상여금에 대해서는 "객관화·계량화가 불가능한 수업, 교육활동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해 차등 폭만 확대하면서 교단의 갈등만 높아지고 있다"며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선해 지급 기준·방식을 부처 자율로 결정하고 실질적인 보상기제가 되도록 방향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단기 개선과제로 8월 퇴직교원 성과급 지급 대상 포함, 보건·영양·사서 등 비교과교사에 대한 차별적 성과기준 보완 등을 제시했다.
조성철 기자 choc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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