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명부 정보공개의 한계는?

2005.02.23 12:34:00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사라진지 오래전이다. 눈 한번 깜빡 거리는 사이에 새로운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정보를 많이 공유한 사람이 앞서가는 세상이다.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도 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나,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은 그냥 생긴 게 아닐 것이다. 가끔은 그렇게 무딘 생활이 편할 수도 있다. 필요 없는 것까지 알아낸 후 괜히 신경 쓰고 골치 아파한다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사람 사는 일이 어디 뜻대로만 되는가. 본인도 이번 정기인사이동에 내신을 냈지만 발령이 나지 않았다. 순위가 뒤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오히려 순위를 공개하며 원칙대로 이뤄지는 교육계의 인사제도에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

이번 인사이동을 통해 정보의 공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느꼈다. 인사발표가 있기 전, 어쩌다 만난 부모님들은 ‘이번에 다른 학교로 전근가신다면서요?’라는 말로 나를 쑥스럽게 했다. 학급의 아이들은 ‘우리 선생님 다른 학교로 전근 가신대’라는 말을 수근대며 소문을 보탰다.

물론 각 교육청의 홈페이지에 순위명부가 탑재되어 있으니 일반인들도 교직원에 대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교직원들에 의해 정보가 샐 수 있고, 입조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게 인사문제라 왠지 씁쓸했다.

학교마다 내신을 낸 교사는 누구이고, 순위는 몇 번째인지를 학부모나 학생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쓸데 없는 걸 미리 알려줘 걱정거리만 늘려주는 것은 아닐까? 순위명부를 공개하되 관리자나 해당자만 알 수 있으면 된다. 내신을 내고도 이동을 못하는 교사들의 입장까지 헤아리는 정보공개가 연구되었으면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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