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아는 게 문제다"

2005.04.01 15:37:00

세월같이 빠른 게 있을까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겁니다. 새 학기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12장밖에 없는 달력이 또 한장 넘어갔네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말로는 한 일도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사들의 3월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특히 학교를 이동한 사람들은 모든 게 새롭다보니 마음만 바쁠 뿐 진척되는 일이 없어 애만 탑니다.

며칠 전, 예식장에서 고향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는 가족들 때문에 학교와 교육을 이해하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툭 던진 말이 있습니다.

“이제 바쁜 거 다 끝났잖어?’”

그럴 겁니다. 교육계 밖에서 보면 교사들은 별로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교실이라는 공간이 좁기도 하고, 외부에 공개되지도 않으니까요. 하루 종일 교실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을 세세히 알릴 필요도 없고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가족이나 이웃에 교육계에 근무하는 사람 한두 명은 다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입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을 대충 알고 있다는 게, 자기가 알고 있는 게 교육의 전부인양 말을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교육은 그렇게 대충 알아서 될 만큼 만만한 게 아닙니다. 현 정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몇 번 바뀌었는지 손꼽아보면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대충 알겁니다.

저도 정말 그렇게 바쁘게 살았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저에게는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이 일밖에 없는데... 일반인들이 하는 예기로 교직에 첫발을 들여놓은 게 27년이 넘었지만 해가 갈수록 배워야 하는 게 교육입니다.

교육은 대충 알고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대충 알면서 전부인양 얘기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교육만큼 보람이 큰 것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참교육을 위해 노심초사 고심하고 있는 교육자들을 이해하겠지요. 혹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떻습니까? 가르치는 게 재미있고, 교육자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면 됩니다.

4월 첫날, ‘누군가 해야 할일이면 내가하고,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하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청주 교육발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김전원 청주시교육장님의 부임 인사를 떠올려봅니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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