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느끼는 우리나라 환경교육

2005.04.22 13:08:00


전 세계 많은 학자들이 21세기에 인류가 해결해야할 문제의 하나로 환경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환경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가 결코 밝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괴되어버린 쾌적한 환경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모두의 공동과제가 되었고, 이 과제의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크게 대두되어 온 것은 바로 ‘환경교육’ 이었다.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들 때마다 환경교육은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학교환경교육과 사회환경교육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가 환경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지금까지의 우리 환경교육의 현실은 어둡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우리나라의 환경교육을 주도해야할 학교환경교육은 그 동안의 환경교과목(선택교과)의 신설, 환경보전시범학교 지정, 환경교육학과 신설 등과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 위주의 우리 나라 교육현실에서 외면당하고 있으며,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에서조차 전문교사나 교재의 부족으로 쓰레기나 충격적인 환경오염 사례만을 열거하여 환경교육 자체를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에서 진행해 왔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내가 진행하는 환경교육현장에서는, “환경체험학교에서는 뭐해요” 또 쓰레기 줍거나, 청소해요?”라고 하는 아이들이나, 학교에서 폐수 속에서 물고기가 얼마 만에 죽는가를 실험해 보았다며 수돗물은 커녕 깊은 산 속에 흐르는 샘물조차 마셔보려고도 하지 않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자연탐사가 시작되면 꽃 하나라도 들여다 볼 생각도 없이 일단 노트에 적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내가 바라는 환경교육이란 ‘환경의 질(質) 향상’을 목적으로, 당면한 환경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인식고취와 이를 위한 지식과 기술의 전달, 환경친화적인 생활태도와 참여, 실천 등을 목표로 해야하며,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환경오염문제 중심과 지식전달위주의 교육방법에서 벗어나 환경윤리,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친화적인 생활실천 등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다양화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런 바램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으로 첫째, 정부차원에서 환경교육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교육정책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대학입시위주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매우 힘든 일이겠지만, 환경교과목이 지금까지의 선택교과에서 필수교과로 바뀌어지기를 희망하며,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부터 환경교육이 실시되었으면 한다.

둘째, 학교환경교육에서 기존의 환경오염중심의 교과내용에서 벗어나, 예방차원에서 학생들이 참여․실천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교수-학습안이 만들어져야 될 것이다. 최근에 들어 많은 학교에서 교내 자연학습장 설치, 환경동아리나 특별활동반 운영, 교복이나 학용품 재활용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볼 수 있는데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셋째, 학습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전문 환경교육지도자의 양성과 적절한 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대학 등에서 환경교육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이 일선학교에 임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민간환경단체 등에서는 전문적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할 지도자가 부족한 상태이다.

교육정책적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하는(하고자 하는)학교에 전문교사가 배치되게 하여야 할 것이며, 기존의 환경담당교사들의 전문화를 위한 보수교육 등이 보다 강화되기를 바란다. 현재 민간환경단체 등에서는 자체 양성프로그램을 실시를 통한 전문지도자의 양성을 도모하며, 유행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의 답습이나 행사 위주의 환경교육에서 벗어나 각 단체의 목적이나 사업내용 등에 맞는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환경교육이 실시되기를 바란다.

넷째, 민간환경단체의 환경교육활동에 많은 지원과 참여가 있어야 된다. 민간환경단체에서 실시하는 환경교육은 그 특성상 학교환경교육에서 실시할 수 없는 좀 더 다양하고, 지역특성 등이 고려된 환경교육이 실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예산 등의 부족으로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일이 많다. 이에 정부에서 공모사업이나 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그 예산지원은 항상 부족하고, 예산의 활용조차 부자연스럽다.

또한 기업 등에서 지원하는 예산도 있으나 IMF경제관리체제 이후 자꾸만 줄어가고 있으며, 일반 시민들의 회원참여나 후원 역시 줄어만 가고 있는 상태이다. 한 기업에서 한 개의 민간환경단체와의 결연을 통한 후원이나, 일반가정에서 적어도 한 개의 민간환경단체에 회원으로 참여하여 주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이상으로 환경교육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교육 현실과 문제, 제안점 등을 적어보았으나, 위에서 이야기한 모든 내용들이 현실적으로 구체화되려면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많은 전제조건이 있음을 덧붙이고 싶다.

예를 들면 환경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담당자들의 의식이 개혁되지 않고는 효율적인 환경교육정책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며, 아무리 훌륭한 교육제도하에서 배출된 환경전문교사가 우리나라의 환경문제에 대한 신념, 의지가 부족하다면 학생들의 교육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다행히 우리의 교육학계에서 보다 발전된 환경이론이나 학습안을 많이 소개하고 있고, 많은 민간환경단체 등에서 상당한 수준의 사회환경교육 활동과 실천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환경교육의 빛나는 앞날을 예측해보며, 환경교육의 발전을 통해서 훼손되려는 환경은 건전한 법집행과 행정력을 동원하여 보전할 수 있고, 이미 파괴된 환경은 법과 행정과 과학기술을 통해서 복원할 수 있으며, 이들에 관여 하는 정책결정자는 자연환경을 보전하려는 생태윤리가 가슴속 깊이 배여 있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남상덕 (사)한국환경교육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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