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 탓에 지쳐 보이는 선생님들의 얼굴에 언제부턴가 생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특히 교무실 분위기는 자못 엄숙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그건 7월 초에 실시되는 기말고사 출제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수행평가를 끝마치고 잠시 쉴 틈도 없이 선생님들은 기말고사 출제에 박차를 가한다.
쉬는 시간마다 교무실로 찾아오는 아이들의 통제를 막으며 출제에 전념을 하는 선생님들의 얼굴 위로 그 어떤 진지함까지 엿볼 수 있다. 하물며 중간고사 시험 결과를 책상 위에 꺼내놓고 난이도 조정을 하기도 하고 교육부 지침에 따른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를 위해 문제마다 신중을 기한다. 보안을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 또한 대단하다. 볼일이 있을 때마다 컴퓨터의 모니터를 꺼놓기도 하고 암호를 걸어놓는 등의 온갖 수선을 떤다.
수업시간. 아이들은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평소 때보다 많은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예체능을 포함한 모든 과목들이 주어지는 힌트가 없기 때문에 수업시간 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곧 힌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눈동자는 더 이글거린다. 찜통더위도 아이들의 열정 앞에서는 꼼짝을 못하는 것 같다.
쉬는 시간 내지 점심시간. 학교 교정이나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 썰렁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평소에 한산했던 열람실에는 서두르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기 시작한다. 가끔 복도나 교정에서 눈에 띄는 아이들의 손에는 책이 쥐이어져 있다.
아무쪼록 7월 초에 실시되는 기말고사가 무사히 치러져 결과에 따른 잡음이 불거져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아이들 모두가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