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여행] 한국인 'N차 여행객', 일본 소도시로 향한다

2026.03.19 16:35:43

 일본 대도시의 인파를 피해 고유의 색깔을 간직한 '소도시'로 향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이 거세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을 이미 여러 번 경험한 'N차 여행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소도시 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접근성이 좋은 거점 도시 위주로 여행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개인의 취향을 깊게 반영한 '맞춤형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결과다. 실제로 최근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트래블 트렌드 2026'에 따르면 미야코지마와 아사히카와 같은 소도시 검색량은 전년 대비 각각 247%, 476% 급증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항공 노선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3년 기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일본 직항 노선은 무려 32곳에 달하며, 이는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27개)이나 오사카 이타미 공항(26개)보다도 많은 수치다. 김해공항 역시 12개 일본 도시와 연결된다. 2024년부터는 미야코지마, 도쿠시마, 고베, 이시가키 등 소규모 도시로의 신규 노선이 속속 취항하며 소도시 여행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처럼 높아진 관심 속에 최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일본 대표적인 소도시 미야코지마, 가고시마, 다카마쓰의 매력을 알아보자.

 

 

'일본의 몰디브' 미야코지마

 

 오키나와 본섬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미야코지마는 투명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에메랄드빛 바다로 '일본의 몰디브'라 불린다. 태평양과 동중국해, 필리핀해가 맞닿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산호초와 열대어가 어우러진 수중 세계가 펼쳐지며,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일본에도 몰디브 같은 곳이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최근 수년 사이 예약이 폭증했다. 섬 전체가 류큐 왕국의 독자적 문화권에 속해 있어 오키나와 본섬과 달리 한층 고요하고 원시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3월의 미야코지마는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 비교적 여유롭게 섬을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2km에 달하는 새하얀 백사장의 요나하마에하마 해변은 일본 내 '가장 아름다운 해변' 순위에 자주 오르는 곳으로, 맑은 날에는 수심 10m 아래 모래알까지 보인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섬 전체가 평탄해 자전거나 렌터카로 반나절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근처에 이라부 대교로 연결된 이라부지마 섬까지 드라이브 코스로 포함하면 하루 일정이 알차게 채워진다.

 

 인천~미야코지마 직항편 취항으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과거에는 오키나와 나하를 경유해야 했지만, 이제는 직항으로 약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짧은 비행시간 덕분에 3박 4일 일정으로도 충분히 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인 여행객들에게 특히 호응을 얻고 있다.

 

'동양의 나폴리' 가고시마

 

가고시마가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灣) 한가운데 사쿠라지마 활화산이 솟아 있고, 그 주위를 휘감은 바다가 도시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이탈리아 나폴리와 빼닮았다. 사쿠라지마는 지금도 연기를 내뿜는 활화산으로,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섬 기슭에 닿아 다채로운 화산 트레킹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용암 지대 위에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며 지구의 역동성을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은 가고시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3~4월은 가고시마 여행의 절정기다. 사쿠라지마를 배경으로 시내 곳곳에서 매화와 유채꽃이 피어나며, 에도 시대 시마즈 가문의 별장으로 조성된 센간엔 정원은 화산과 꽃을 동시에 담는 이색적인 사진 명소가 된다. 센간엔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일본에서도 독특한 위상을 지닌 가고시마 흑돼지(구로부타) 샤브샤브와 향토 요리는 여행객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

 

'우동의 성지' 다카마쓰

 

 가가와현의 현청 소재지인 다카마쓰는 '우동 현'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고장이다. 쫄깃한 면발의 사누키 우동은 일본 전역에서 인정받는 향토 음식으로, 다카마쓰 시내와 현 전체에 걸쳐 600곳이 넘는 우동 가게가 영업 중이다. 이른 아침부터 줄이 늘어서는 현지 우동집에서 한 그릇에 200~300엔짜리 우동을 맛보는 경험은 일본 소도시 여행만이 줄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이다. '우동 순례'를 콘셉트로 하루에 서너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 방식도 다카마쓰에서는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우동만으로 다카마쓰를 찾는 것은 아니다. 도시 앞에 펼쳐진 세토내해(瀬戸内海)에는 현대 미술을 품은 섬들이 떠 있다. 나오시마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으로 유명한 '예술의 섬'으로, 매년 전 세계 예술 팬들이 순례 삼아 찾는 곳이다. 다카마쓰에서 페리로 1시간이면 도착하고, 인근 데시마와 이누지마까지 아우르는 '세토내해 아트 아일랜드 투어'는 미술에 관심 있는 여행객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코스다.

 

 리쓰린 공원은 일본 문부과학성 지정 특별 명승지로, '1시간만 보려다 3시간을 보낸다'는 말이 나올 만큼 산책로가 넉넉하다. 6개의 연못과 13개의 언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회유식 정원 구조는 어느 방향에서 걷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인천~다카마쓰 직항편도 운항 중으로, 오사카나 고베를 경유하지 않고 시코쿠를 바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서미영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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