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학년 276명의 어린이들과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간 무주종합수련원으로 수련활동을 다녀왔다. 수련활동을 계획하고, 장소를 정하고, 직접 아이들을 인솔해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수련활동 자체가 심적 부담이다.
그래도 청소년활동을 오랫동안 맡았었고, 수련활동에 대한 경험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수련활동이 어렵다는 걸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어쩌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고, 그런 이유로 교육활동이 위축될 것이기에 걱정을 하며 문제점을 몇 가지 짚어본다.
첫째, 수련활동비 거출이 예전보다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수련기관에 훈련을 위탁하다보니 수련비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수련비를 납부해야 하는 부모님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에 수련비가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학교에서도 걱정한다. 하지만 수요자가 당연히 납부해야 할 경비를 습관적으로 미루는 극소수의 부형들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둘째, 학교와 교사를 믿지 못한다. 학교 교육과정에 의해 실시하는 수련활동이건만 여러 가지 핑계나 이유를 들어가며 참여시키지 않으려는 학부모가 있다. 아이의 교육상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학부모의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지만 그렇다고 학교에서 아이를 수련활동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담임교사가 수련비를 납부했는데도 참여를 거부해 답답하게 한다.
셋째, 수련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자세가 소극적이다.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데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매달리면 끝이 있고, 성공도 보장된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의 어린이들일수록 더 씩씩하고 적극적이란다. 나약한 어린이보다는 자기 자신을 책임지기 위해 매사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어린이를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넷째, 책임을 모두 학교나 교사에게 떠넘기는 시스템이다. 어떻든 수련활동 등 학교 행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어린이들은 활동반경이 넓은데 비해 사고력이 부족하기에 아이들의 신변에 어떤 일이 발생할 줄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교육활동을 했던들 사소한 작은 일에도 불똥이 모두 학교나 교사에게 날아오는 이렇게 대책이 없는 시스템에서 어떻게 교육활동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교육은 학교와 교사를 믿는 데서 시작된다. 학교와 교사에게 힘을 줘야 교육이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