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들과 함께.

2005.10.19 08:38:00


어제 인근에 있는 대형 마트에 갔다 왔는데 입구부터 형형색색의 선물용품과 음식재료들이 놓여져 있는 것을 보니 곧 추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추석은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아이나 어른이나 마음 한껏 즐거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명절을 이국만리 먼 타향에서 보낸다고 생각해 보라. 그 외로움은 얼마나 더할 것인가?

본 리포터는 야간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어느 날 공지사항을 보니 외국인 유학생에게 추석 연휴기간 동안 홈스테이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의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 우리 대학원이 좋은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과에도 두 명의 유학생들이 있는데 각각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온 모두가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그들에게 홈스테이 여부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한 명은 해결되었는데 또 한 명은 수련관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한다.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가족과 떠나서 많은 날들을 보내고 있는 외국
인들의 애환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사회적으로 모든 초점이 명절 분위기에 맞추어져 있는 요즈음 고향의 가족, 친지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더할 것이다.

간혹 TV에서 보면 추석 때 외국인 근로자들이 지자체, 종교단체, 혹은 복지단체에서 마련한 장소에 모여서 송편과 과일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으로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하나의 작은 민간외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 그들은 또 가족과 친척과 지내지 못할 수가 있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하여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은 명절 만큼은 소외된 외국인을 위하여 봉사하려는 마음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분들이니 정말 존경스럽다.

본 리포터는 경주 시댁에 내려가는 관계로 홈스테이 지원을 하지 못하여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두 유학생에게 전하였는데 무척 기뻐하며 조금 후에 음료를 사서 가지고 왔다. 음료를 나누며 고향의 명절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창한 한국말은 아니어도 고향을 그리워 하는 그들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었다. 한 작은 대학원 건물 휴게실에서 추석을 앞두고 잔잔한 대화들이 오고갔다. 추석명절을 지내고 돌아오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고향의 냄새가 물씬 나는 과일과 송편, 부침으로 저녁을 함께 나누고 싶다.

이번 추석은 동남아 지역에서 고향을 떠나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나 유학생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은실 가능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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