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목표로 1996년 9월 13일,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첫 걸음을 시작한 지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렸다.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10돌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인 73개국 307편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중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작품이 많아 10년만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로 확고히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입증하고 있다.
올 영화제의 특별프로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먼저 아시아영화 부문에서는 아시아 주요작가들의 영화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새로운 물결 10년 그리고 현재'가 마련되고 'PIFF가 추천하는 아시아 걸작선'이 선보인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아시아의 신인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성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고금의 아시아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아우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월드 부문에서는 영국영화 특별전이 마련된다. 피너 그리너웨이, 켄 로치, 마이크 리 등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영화감독들의 대표작들과 함께 젊은 감독들의 신작들로 구성될 이번 특별전은 가장 스타일리스틱하면서도 논쟁적인 현대 영국 영화와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 장편 극영화를 비롯한 신작 아시아 영화, 화제작 중에서 선별된 작품을 올해부터 상영관을 해운대 프리머스 극장으로 옮겨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상영한다.
한국영화 회고전 부문에서는 이만희 감독 회고전이 열린다. 1960년대 작가영화와 장르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쳤던 위대한 장인 이만희 감독의 작품 10편이, 그의 30주기이기도 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영화제 1달 후인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담과 관련해 APEC 영화특별전 역시 준비중이다. '대화'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이 특별전에서는 APEC 지역 국가에서 만들어진 20편의 작품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폐막작은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여운이 있는 휴먼드라마인 <나의 결혼원정기>가 방영된다. 이는 <양은 없다>와 <무사>의 조감독을 지낸 황병국 감독이 여러 차례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며 손수 시나리오를 집필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제의 유일한 장편 경쟁 부문이자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활기찬 배출구 역할을 해 온 뉴커런츠 심사위원에는 이란의 대표적인 감독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심사위원장으로, 싱가폴의 저명한 감독 겸 프로듀서인 에릭 쿠, 칸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크리스티앙 전, 최근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중견배우이자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 고 이만희 감독의 딸인 이혜영,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핀란드 감독 미카 카우리스마키 등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세계 영화계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영화인을 위한 핸드프린팅 행사는 일본의 노장감독 스즈키 세이준이 하게 된다. 또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한국영화를 세계무대에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국내외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한국영화 공로상'에는 디터 코슬릭 베를린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쾌적한 관람 위해 객석 점유율 낮춰10회인 올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성장의 일등 공신인 관객 중심의 행사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한정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었던 폐막 파티가 폐막식 참석자 전원이 함께하는 피날레 파티로 준비된다.
개막식 및 야외 상영장에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을 위한 구역이 별도로 할당되어 그동안 소외되어왔던 관객층에 대한 편의를 강화한다. 또 해운대 요트경기장 내의 야외 상영장에서 열리는 '오픈 콘서트'와 '시네마틱 러브' 는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두 배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관은 해운대 지역 요트경기장 내 야외상영장과 메가박스, 프리머스 극장 및 남포동 지역의 부산극장과 대영극장 등 총 5개관이다. 특히 올해에는 스크린 수를 작년 17개에서 32개로 늘여 총 30만에 달하는 좌석수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상영작들의 조기 매진에 따른 관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80%가 넘었던 좌석 점유율을, 쾌적한 영화 관람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60% 선으로 낮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