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니스의 상인> 숨은 배경 이야기

2005.10.26 07:41:00


영화 <베니스의 상인>은 끝이 났어도 아직 그 다음의 혁명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유대인의 역사는 끝없는 유랑과 고난의 역사이다. 샤일록이 만들어 지는 것도 이 고난의 역사 때문이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4천년동안 유대인은 끊임없이 유랑을 강요하는 반유대주의자를 만나 저항한다.

유태인들의 독립왕조는 기원 전 1세기에 로마가 팔레스타인지역을 정복함으로써 완전히 소멸하였다. 유태인들은 바로 이 로마의 치하에서 큰 시련을 겪게 된다. 유일신을 모시는 독특한 종교를 지닌 유태인들은 로마가 이를 인정해주지 않자 이에 대항하여 기원후 70년과 135년에 두 차례의 커다란 반란을 일으킨다.

이에 힘으로 밀어붙이는 로마는 철저한 유태인 탄압정책으로 대응해 나갔다. 유대인은 줄기차게 저항하였다. 그리하여 저항하는 자는 몰살당하고 살아남은 자는 고향에 머물지 못하고 세계 각처로 유랑을 떠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태인들은 어디에서건 자기들만의 독특한 공동체와 문화를 형성하여 현지인들과 융화되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다.

그들은 남의 땅에 살면서도 끝까지 자기의 종교의 버리지 않았고, 선민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 똘똘 뭉쳐 살았다. 자연 그들은 토착민에게 미움을 받게 되어 토지소유가 금지되었고, 조합에 가입하는 것도 금지되어 상업과 공업에 종사할 수도 없었다.

유럽의 기독교국가에 정착한 유태인들은 '예수의 살해범'으로 더욱 심한 차별을 받았다. 흑사병이 돌자 유대인이 퍼뜨렸다는 모함을 받기도 한다. 16세기에 이르자 유대인을 격리시키는 조치가 나온다. 1516년 베니스에서 처음으로 유대인을 게토라는 유대인 격리구역을 만들어 현지인과 분리시킨다. 이곳이 <베니스의 상인>의 배경이 된 장소이다.

유대인은 중세 유럽인한테 나라 없어 설움 받고, 땅이 없어 핍박받고 또한 게토에서 격리되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가운데에서 다른 어떤 민족보다 독립적이며 강한 유대의식을 가지고 특별한 정체성을 창출한다.

농사도 장사도 공장도 무역도 할 수 없는 그들에게 살아남는 방법은 기독교도들이 이자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을 죄악으로 생각하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것 밖에 없었다. 가장 더러운 직업으로 생각하였기에 대금업은 당연히 유대인 것이었고, 이는 또 다시 기독교도가 더욱 유대인을 미워하게 되었다.

유대인은 대금업에 진출해 돈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면서 정치적 핍박 속에서 경제력을 키워 나갔다. 유대인은 토지를 소유할 순 없었지만 화폐의 가치가 점점 위력을 발할수록 그들의 활동은 도시 경제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들은 2천년 가까이 떠돌아다니면서 미움을 받아 급기야는 나치에 의해 대학살을 당하기도 했지만 온갖 핍박과 탄압을 받으면서도 자본주의라는 개념 속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돈을 더욱 크게 굴려 주식회사, 은행, 주식시장을 만들어 세계의 금융시장을 손아귀에 쥐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을 대표로 하여 자본의 씨앗을 뿌린 유대인은 이제 세계의 금융을 지배하게 되었고 겨우 2%밖에 안 되는 유대인은 미국의 언론계, 정계, 경제계, 연예계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

마르크스, 스피노자,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트로츠키 등 역사의 궤도을 바꾼 여러 유대인에 이어 역대 최고부자 록펠러, 미국 부통령 체니, 국방부장관 럼스펠드, 영화배우 엘리쟈베스 테일러, 스필버그감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는 샤일록의 혁명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태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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