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교원조합' 설립을 우려하며

2006.01.09 20:59:00

올 3월 출범을 앞두고 전교조에 맞서는 “자유교원조합”이 설립된다는 소리를 듣고서 과히 교육계에 반가운 소식만은 아닌 듯싶다.

물론 반기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계의 조합 설립 자체를 나쁘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질시와 반목이 계속되는 오늘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전교조와 한국교총의 반목과 질시가 계속됨으로써 일선에서 묵묵히 수업에 전념하는 교사들의 눈에는 교육계가 마치 힘 겨누기 식이란 의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교육계는 권력도 황금도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은 아닌 것 같은 데도, 단체 간에 “교장 초빙제를 강화한다” “교사 평가제를 도입한다” 등을 두고 힘 겨루기 식으로 전개되는 양상이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에게는 새로운 파문을 일으키게 한다.

교육부는 조합 설립에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중재하여야 한다. 전교조의 편에서 이야기하고픈 생각도 없고 한국교총편에서 이야기 하고픈 생각도 없다. 하지만 교육계의 조합 설립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국민대공청회를 통해 이루어졌으면 한다. 설립 자체가 건전한 목적이 아닌 한 단체에 대한 도전으로 나타날 때 일선에 있는 학교 교사들만 계속적으로 우왕좌왕 할 소지를 더욱 강화할 뿐이다. 지금도 살어름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받는 것은 어린 학생들뿐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교원 단체들은 이번 조합 설립을 계기로 심도있게 반성해야 한다. 진정 교원 단체들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를. 단순히 단체만 만들어 놓고 한 교무실에서 “너는 어디 소속, 나는 어디 소속” 등으로 편 가르는 식이 학교 업무를 처리하는 데 반목과 질시를 불러 일으키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자유교원조합”은 조합 설립을 계기로 일어나게 될 일파만파의 교육계의 파동을 어떻게 대처해 갈 것인지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충 수업을 하는 데도 지금 일선 학교에서는 단체 간에 조화를 맞추기 위해 많은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학부모의 의견과 학교의 계획 그리고 교원 단체 간의 입장에 조화를 맞추어 일을 처리해 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다른 일도 아닌 후손들을 교육시켜야 할 교육계에서 학생들을 볼모로 하여 기성세대들의 힘 겨누기식 사고는 배제되어야 한다. 조합을 설립하기 전에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학부모 단체와 기존의 단체와의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형성될 때, 올해의 학교 업무가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계의 단체들은 새로운 단체를 출범하게 하는 기존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기존의 단체들이 교육계를 잘 이끌어 왔다면 왜 새로운 단체들이 출범하겠는가?

새로운 단체 설립을 준비하는 측에서도 조합 설립이 교육계의 단체들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선에서 이루어지도록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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