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이윤을 남기는 장사가 아닙니다!

2006.01.31 10:03:00

우리 교육에서 사학이 이제까지 맡아 온 역할은 그야말로 지대했다. 지난 날 고통받고 힘들었던 시절에 일부 뜻있는 선현들이 힘을 모아 하나둘 세운 학교가 현재 사학의 시초가 되었다. 특히 일제 때 배우지 못한 수많은 민중들을 위해 자신의 사재를 틀어 가며 배우고 싶은 이들을 모아 교육시킨 곳이 다름 아닌 우리 사학의 본 모습이었다.

하지만 2006년 현재 우리 사학재단의 모습은 어떠한가. 사악법이라고까지 알려진 사학법이 개정되면서 대다수의 사학재단들은 입학 거부의 초유사태로, 일부 정치권에서는 민생은 제쳐두고 거리에 나서고 있다. 신년 벽두부터 거리에 나서는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기존의 사학재단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이권이 그 동안 막대했는가를 짐작케 한다.

필자 역시 중․고등학교를 모두 사립을 나왔다. 고등학교를 다닐 당시에 학생회에서 일부 교사들과 재단의 비리와 횡포 때문에 학생들을 집단 행동으로 이끈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고1이었기에 그저 선배들이 하라는 대로 운동장으로 모여 모르는 노래를 입으로만 벙긋벙긋 했던 기억이 새삼 떠 오르기도 한다.

물론 비리나 횡포를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지라,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넘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곳이 공립 고등학교라 지난날의 기억에 새삼 얽매일 필요도 없었다.

우리 아이 사립재단의 학교에 믿고 맡기겠어!

우연하게 보충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면서 한 선생님이 아마 한 제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시고는,

“내 제자 중에 이번에 사립학교 공채 시험에 응시하려고 하는데, 뭐 도움이 되야 말이지.”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아니, 제자가 혹시나 싶어 내가 사립학교에 아는 분이 있는가 싶어 전화를 했지 뭐냐. 내가 뭐 그 사립학교에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선생님께 도움을 기대했군요.”
“아니 뭐 말이 공채지, 다 뻔하거 아냐.”

선생님은 굉장이 냉소적으로 사립학교 공채 시험에 대해 무시하는 투로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선생님 요즈음은 사립도 시험을 쳐서 교사를 채용한다고 하던데, 그렇지 않나 보네요.”
“시험…, 뭐 치겠지. 하지만 그거 형식적인 절차 아니겠어. 대부분이 아름아름해서 들어간다고 하데. 아끼던 제자였는데, 도움이 안 되서….”

선생님은 아끼던 제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함을 못내 서운해 하면서 사립학교 교사 채용에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씀을 하시지 않으시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사학재단이 목줄을 쥐고 흔드는데, 버텨 낼 재주가 있겠습니까. 특히 요즈음 같이 직장 구하기가 어려운 세상에….”
“그러니, 저렇게 사학재단들이 자기들 목숨줄 뺏어간다고 난리를 아니겠어.”
“이거 원, 우리 나라 사학재단들이 모두 저렇다면 어디 우리 아이들 사립학교에 믿고 맡기겠어.”

몇몇 선생님들의 오고가는 이야기는 사학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집단 행동을 나무라기라도 하는 듯 했다.

아직 경력이 미천한 필자야 선생님들께서 나누시는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날 교사 임용고사에 떨어져 사립학교에 들어가려 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물론 기천만의 돈을 구하기가 힘들어 포기했던 기억이 새삼 선생님들의 오고가는 이야기 중에 씁쓸함을 삼키게 만들었다.

사범대를 막 졸업하고 임용고사에 떨어져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사립학교에라도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당시에 사립학교에 들어가려면 기천만에서 많게는 억단위까지 돈을 내야 한다는 풍문이 돌아었다. 하지만 교사를 뽑는데, 돈을 보고 뽑겠냐는 생각에 지원했다 그만 그 큰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만 것이었다.

다행히 필자는 그 해 임용고사에 합격에 공립학교에 당당히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다.

교육은 이윤을 남기는 장사가 아닙니다!

물론 일부겠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비교육적인 사학재단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교육을 마치 이윤을 남기는 경제 논리로 접근하려는 일부 사학재단들의 횡포에 정말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나라에서 학교 재정의 90%이상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학교의 모든 것을 다 좌지우지 하려는 심보는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그에 발맞추어 정치권까지 거리로 나서는 광경은 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정책이나 환경을 보면 과연 우리 교육이 정말 제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그저 지금도 열심히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는 대다수의 선생님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사학재단과 교육을 표 다지기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권의 횡포는 이쯤해서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종훈 교사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