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럼깨기를 하셨나요?

2006.02.12 09:00:00


오늘이 바로 정월 대보름입니다. 이날 아침에는 부럼을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을 하면 1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이가 단단해진다는 속신(俗信)이 있습니다.

부럼이란 음력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깨무는 밤·호두·잣·은행 등 껍질이 단단한 과실을 말합니다. 여러 번 깨무는 것보다 단번에 큰 소리가 나게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하며 첫번째 깨문 것은 마당에 버린다고 합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보름날 새벽 날밤·은행·호두·무를 깨물며 '일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시오' 하고 축수한다. 이를 부럼이라 하기도 하고 고치지방(固齒之方)이라고도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정월 대보름날의 부럼깨기를 위해서 며칠 전부터 미리 과실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온 식구가 모여 부럼을 깨면서 1년 동안의 건강을 빌고 있습니다. 그 풍습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죠.

우리 조상들의 세시풍속. 핵가족화로, 출산율 저하로, 독신 남녀 증가로 점차 잊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학교에서 가르쳐야겠죠. 교사 시절, 대보름날 아침에 담임 책상 위에 놓여진 부럼을 보고 선생님을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을 칭찬하여 주고 부럼 풍속을 이야기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습니다.

"부럼 깨물고 일 년 내내 건강하십시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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