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회적 존경 회복운동' 펼치자

2006.02.12 18:56:00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신사(gentleman) 나라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사회적 존경 회복운동(Respect Action Plan)' 추진의 일환으로 교사들이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의 규율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웃에 피해를 주는 무례한 행동이나 훌리건(축구장 난동꾼) 추방 운동 등을 벌이고 있는 블레어 정부는 이번엔 청소년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사회예절 교육을 한다는 의도로 버스나 전철 안에서 학생들이 담배나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교사들에게 이런 물건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기강이 무너지고 있는 사회 현실 극복을 위하여 교사를 존경하는 마음부터 갖자는 것이 이 개혁안의 골자다. 교사에게 학교 안뿐 아니라 밖의 일정 영역에서 경찰수준의 권한을 주고 청소년들에게서 흉기나 술, 담배, 마약 등 '부적절한 물건'을 압수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적당한 완력'을 써서 불량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까지 준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제지했다가 나중에 소송이나 패해 등을 당하지 않도록 법적 방안도 마련 중이다. '사회적 존경 회복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권한 강화와 존경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사가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의 탈선과 비행을 보면서도 얼마 만큼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도 시 발생할 지도 모르는 피해에 대한 법적 뒷받침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영국에서의 이러한 교육개혁 추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현재 교육개혁이란 명분으로 교원평가제, 초빙공모교장제 등 오히려 교직사회에 불신을 키우고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정책을 강행할 뿐 아니라 체벌금지 등으로 가정에서도 포기한 인성교육을 이제 학교에서마저도 손을 놓게 만들고 있다. 교육정책의 실패로 공교육이 무너지고 교사의 권위가 실추된 상황에서 이처럼 대다수 교사들의 명예를 짓밟는 것을 정부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스승의 날 촌지수수를 감시한다고 교육청과 부패방지위원회가 교무실에서 캐비닛 검사는 물론 교사 개인의 소지품 검사까지 서슴지 않는 등 범죄인 다루듯 하며 교직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가 하면 학생들 앞에서 학부형에게 교사가 폭행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풍토 속에서 어떻게 교사가 ‘사회적 존경’을 받으며 올바른 교육을 펼칠 수 있겠는가.

우리도 ‘동방예의지국’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하여 하루빨리 교육개혁의 주체인 교사들의 명예회복과 스승의 ‘사회적 존경 회복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김은식 충북영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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