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년과 학기를 맞이하느라 학교마다 다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특히 담임배정과 업무분장 때문에 관리자들을 비롯한 학교현장의 인사관리업무 담당자들은 나름의 고충을 안게 된다.
특히 본교와 같이 조그마한 시골 농·어촌 학교에서는 업무 분장에 있어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교사 수는 적은 반면에 할 일은 대규모 학교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특정 선생님이 상당수의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올해도 작년처럼 과중한 업무 때문에 선생님들께 많은 어려움을 드리게 되어 먼저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전자문서와 결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업무량을 늘어나니 참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여하튼 선생님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해마다 전자시스템이 도입되고 업무량을 줄이겠다는 약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노릇인지 일선 학교에서의 업무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거 NEIS 도입되었다고 할 일이 많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갈수록 잡무가 늘어가니 원….”
“맞아요, 교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업무가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인데도 학기 초만 되면 업무 때문에 선생님들간에 옥신각신 해야 하니 정말 답답해요.”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교사들이 아이들만 잘 가르치면 되는 줄 아는데, 어디 일선 학교 현장에선 그게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요.”
“맞아요, 정말로 학교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들은 정말로 우리 교사들은 맥 빠지게 만들죠.”
선생님들의 불만에 찬 말을 들으며 언제나 교사들이 편안하게 아이들 가르치는 것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지 답답해짐을 느꼈다.
물론 행정보조요원을 둠으로써 어느 정도 일선 잡무가 조금 줄어들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행정보조요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한정되어 있고 정작 장시간을 요하는 업무나 많은 자료나 정보를 요구하는 일은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해마다 교육부에서는 교원업무에 대한 다양한 대책들을 내 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부의 업무경감차원에서 내 놓은 다수의 정책들이 도리어 교원들에게는 업무부감으로 느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다름 아닌 NEIS(교원행정정보시스템)이다.
모든 것이 전자결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현장에서는 종이 문서와 전자 문서를 겸하고 있는 형편에 있다. 정작 업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때문에 일이 중복되어 늘어난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교원평가니 뭐니 하면서 교원들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려는 정책들만 내놓음으로써 진정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헤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우선 교원들의 업무경감에 대한 정책부터 제대로 내놓고 나서 교원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정책을 내놓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대다수의 언론도 이와 같은 학교현장의 모습은 외면한 채 오직 일부 교사들의 구태와 태만에 날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작 학교 현장을 모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교사들이 대부분 시간이 많은 나는 줄로 안다. 하지만 일선학교 현장, 특히 농·어촌 학교에서는 그야말로 학습지도나 생활지도에 앞서 일반 업무에 치여 때로는 숨 돌릴 시간조차 없는 형편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도시의 대규모 학교는 다수의 선생님들이 대부분의 업무를 분담하기 때문에 업무면에서는 다소 여유로운 형편이다. 물론 수업 시수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업무량에서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농·어촌 학교의 선생님들은 부득이하게 많은 업무를 안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교감 선생님 제발 업무 좀 줄여주세요. 젊다는 이유로 이렇게 과다하게 업무를 주시면 어떡해요?”
“○선생, 어찌 하겠노. 선생님들은 적고 일은 많고, 부득이하게 ○선생님이 조금 많이 업무를 맡아주지 않으면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그래도, 업무하다 보면 수업 들어 갈 시간조차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관리자들은 나름대로 고충을 안고 선생님들의 업무분장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러 가지로 이유로 많은 업무를 맡는 선생님들은 그야말로 힘들고 고된 일년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학교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정도 업무는 회사나 행정 공무원들도 다들 하는 건데, 왜 그렇게 엄살을 떠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작 교사들에게 가장 힘들고 고된 부분은 아이들 수업과 생활지도이다. 정작 이런 형편에도 교사들은 대부분 시간외의 과다한 업무를 떠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루에 적게 3-4시간, 많게는 5시간을 수업에 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 업무시간에 쫓기다 보면 수업이 먼저인지 일이 먼저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많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교육부는 고심해 주었으면 한다. 교사들을 통제하기에 앞서 정작 교사들이 어떤 부분에서 고충을 안고 있으며 또한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읽고 실행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