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의 식상한 문구

2006.03.04 16:04:00

교육은 가능하면 시행착오를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학습자인 많은 아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적인 낭비를 가져오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의 우리의 교육현장은 너무나 보수적이고 궤도에서 이탈하면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앞의 것을 답습내지 모방만 해왔었다.

요즘의 공교육은 교육수요자인 학부모들과 언론에게 극도의 불신을 받아 교육현장에서 조그만 잘못만 발생하여도 “얼시구 좋다...너 잘맞났다...” 라는 듯이 두들겨 패댄다 라면 좀 과장된 말일까? 우리 교육이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이유는 한마디로 교육정책을 세우는 고위 입안자들이나 학교 현장 교육 관리자들의 경직된 사고 때문이라 단정 짓고 싶다. 그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보자.

해마다 3월이 되면 초등학교의 각급 학교마다 입학식을 한다. 본 리포터가 약 50년 전에 참여한 입학식이나 요즘의 입학식이 대동소이 하다는 것이다. 그 후 지금까지 입학식의 방법은 약간씩 변화되어 왔지만 7,80년대에 사용한 문구인 <입학을 축하 합니다>또는 <입학을 환영 합니다>라는 문구만은 반세기동안 변함없이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사용되어오고 있다. 한마디로 너무 식상한 말이다.

좋은 표어나 글귀는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 긴 시간 동안 잠재되어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표어나 글귀를 무의미하게 답습만 한다면 과연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일인가는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큰 꿈을 싹틔우는 입학> <희망을 씨를 뿌리는 입학>등 생각을 해보면 신선하고 좋은 문구가 많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본교의 방송부 아이들이 현장 취재를 하여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제목을 <금양 플러스>라고 하고 싶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우리 금양친구들이 날마다 플러스 되는 학생이 되자> 라는 뜻이라는 거다. 이렇게 아이들의 생각은 신선하고 무궁무진한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들이 아이들의 생각을 짓누르는 방해자는 아닌지 우려된다.

항상 변화하고 신선해지려고 노력하며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과감하게 실천하는 교사들이 침체된 교육 현장을 바꿀 수 있고 교육의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는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위동환 서울금양초등학교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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