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새끼교육'에서 배우자

2006.04.14 10:25:00


동물들이 새끼를 훈련시킬 때 그들은 철저한 순종을 요구하고 교육시키다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불순종할 때에는 즉시 징계를 내려 새끼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꺾어 버린다. 더구나 동물의 어미들은 새끼들에게 교육의 필요성이나 이유 등을 알려주거나 자세히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대신 몸소 본을 보여서 가르치며 또 새끼들이 훈련을 잘 따르도록 하기 위해 때론 심한 고통을 주기도 한다.

수영의 귀재인 수달이나 물개는 새끼들에게 수영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물을 좋아하도록 가르친다. 새끼들 스스로는 물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어미의 길고 끈질긴 가르침에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새끼들은 조금씩 조금씩 물에 익숙해져 결국은 혼자 헤엄을 칠 수 있게 된다.

매나 날다람쥐는 새끼가 혼자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어느 시기가 되면 절벽이나 나무 가지 위에서 강제로 떠밀어낸다. 이 과정에서 때론 치명상을 입거나 죽기도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새끼는 떨어져 죽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부모들의 교육은 그것이 참으로 교육인가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얼마 전 종이를 둘둘 말아서 만든 회초리로 맞은 학생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리자 이 학생 부모는 즉시 학교로 달려와 다짜고짜로 교장실로 들어가 따지는 일이 있었다.

요즘 부모들은 학교에서 최소한의 ‘사랑의 매’까지도 인정하지 않는 풍토다. 가정도 사회도 아이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노리개는 판을 쳐도 따끔하게 버릇을 들이는 사랑의 채찍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아이들의 정신은 막대기처럼 야위어지고 몸뚱이는 비만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 스승이 기꺼이 매를 들고, 제자의 부모가 회초리를 만들어 스승에게 바쳤다. 자식의 종아리를 때려서라도 부디 제대로 된 '인간'을 만들어 달라는 의미였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자식 매 한 대 더 때린다’는 우리의 옛말이나 '자녀에게 회초리를 쓰지 않으면 자녀가 아비에게 회초리를 든다'라는 영국 속담도 있듯이 지금이야말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진정한 '사랑의 敎鞭'이 아쉬운 때이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은 꾸짖고, 벌을 주는 한이 있어도 가르칠 것은 꼭 가르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고통이나 인내, 제약도 있음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이제 우리 부모들이 '교육다운 교육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변을 동물에게서 배울 차례다. 동물들이 세상에서 스스로 독립하게 하기 위해서 자기 새끼에게 어떻게 하는지, 먹이를 주는 것보다 먹이 잡는 방법과 수없이 닥쳐오는 위험으로부터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깊은 뜻을 배워야 한다.
김은식 충북영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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