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자율 휴업일 결정'을 보며

2006.04.17 14:10:0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의 각급 학교장에게 스승의 날을 자율 휴업일로 정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에도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는데 서울지역 초·중·고 교장협의회가 금년부터 스승의 날을 자율 휴업일로 결정해 올해부터 스승의 날이 휴업일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년도 수업일수 220일을 충족하기만 하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수업 일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하기에 올해부터는 전국 대부분의 학교들이 스승의 날을 휴업일로 정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년에 하루뿐인 스승의 날을 왜 교육자들이 스스로 나서 휴업일로 정할까? 스승의 날만 되면 촌지 수수 등 교육부조리 문제가 불거져 오히려 교권이 추락하고 교직사회의 신뢰가 추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교장협의회가 밝힌 이유다. 또 스승의 날 휴교를 함으로서 중・고등학생이나 교원들이 옛 은사를 찾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스승의 날 휴업일 소식을 듣는 교사들의 마음은 어떨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섭섭하기보다는 바라던 바가 실천되었다며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대한민국 교사들 중 스승의 날을 기다리던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오히려 스승의 날이 들어있는 5월이 오면 불안했다.

근로자의 날, 국군의 날, 경찰의 날, 교정의 날, 농업인의 날 등 달력에 표시되어 있는 하고 많은 날 중에서 스승의 날만큼 언론의 뭇매를 맞으며 괄시받은 날도 드물다. 1년 동안 어떻게 참고 있었는지 해마다 5월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 각종 매스컴에서 촌지문제를 비롯한 교육계의 부조리를 들고 나왔다.

스승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축제의 날이 분명 아니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지금도 그런 교사가 있는가?’라고 반문할 정도로 상식을 벗어난 일부 교사의 얘기가 전체인양 호도되는 일이 매년 되풀이 되었다. 그렇다보니 인터넷에서도 교사들에 대한 칭찬 글보다는 불만이나 원망하는 글이 많았다.

일부 지역이나 일부 교사들에 관한 일로 매스컴이나 일부 네티즌들에게 이리저리 얻어맞다 보면 교사들은 스승의 날을 맞기도 전에 진이 빠지는 형국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5월에는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했다. 그렇다고 비교육적인 행동을 해 학부모님들에게 욕 얻어먹는 일부 교사들을 감싸거나 두둔하려는 것도 아니다.

스승의 날이 휴업일이 되는 것을 시원섭섭하게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비교육적으로 물질을 취하는 교사라면 아예 교육 현장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의 스승의 날은 물질적인 선물보다는 모든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정신적인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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