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정책개선 특별위원회위원님들께

2006.06.06 20:25:00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교원특위(교원정책개선 특별위원회)위원님들이 누구인지 저는 한 분도 알지 못합니다. 현장 교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관심도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한겨레신문 (6월2일자) 인터넷 판의 “평교사 ‘교장 공모제’ 내년 364개 학교서 시행” 이라는 기사를 읽고 기사 의견쓰기에 올라온 네티즌의 댓글이 눈길을 끌어서 옮겨보았으니 한번쯤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DJ 정부에서 모든 교사들이 반대했던 정책의 후유증은 우리 교단을 황폐화시켰고, 그 결과 어중이떠중이가 교장 하는 시대가 오고 말았군요. 오호 통재라! 비극의 씨앗은 싹부터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슬픈 현실에 교육은 물 건너가고 있군요!!」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조령모개라고들 하죠. 집권자의 의도에 다라 바뀌는 교육 정책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해야 선진국이 아닌가요? 교장을 공모해서 운영위원회가 뽑는다고요? 참으로 한심한 현실입니다. 전국의 모든 교사들에게 물어보세요. 조용히 교육에만 몰두하시는 침묵하는 선생님을 간과하시는 정책은 무너지고 맙니다.」

「특수집단의 의도적인 부추김에 놀아나는 교원특위...교육현장에서의 부작용은 충분히 고려하셨나요? 혹시 개혁 조급증환자들 집단? 이제 학교를 어느 집단이 선점하느냐? 학운위 위원자리 누가 차지하느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겠군요. 선출된 교장! 부장급 교감! 그 사람들 말 먹힐까요? 근무여건 열악한 곳 누가 갈까요? 누가 밤을 밝히며 학교일에 매달릴까요? 편 가르기 얼마나 심화될까요? 그 외에 교단에서 나타날 폐해들은 ?」

「학교운영위원 찾아다니는 정치 교사가 우리 교육을 망치게 된다. 참 걱정이다.」

「이제 이 사람들이 교육도 망치려 드는구나. 선진국에서는 없는 자격증제도 만들려고 하는데.... 교장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적어도 20 수년의 현장 경험을 거쳐 교감으로 학교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익힌 후 연수를 받아 자격증을 취득하는 현 제도를 강화하지는 못 할망정 어찌 이런 발상을 하게 되었는지......」

「난장판 만들겠구나. 지금부터 그룹 만들어서 교장 대비 해야겠다. 맘에 드는 사람 모여서 조그마한 학교 가면 교장은 받아 논 밥상이다. 경력 3-5년 병아리 교사가 어떻게 학교를 운영할까? 수업도 문제지만 수업만 잘한다고 되나? 국민들이 표를 안준 마음을 아직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구나.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어지럽구나. 어떻게 1년 8개월을 지나야 할지 갑갑하기만 하구나.」

교원특위 위원님!
우리나라 교육을 혁신할 것이 ‘보직형 교장공모’ 제뿐이 없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시급한 것일까요? 현행 ‘초빙교장제도’ 정착시키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데 내년에 364개교에 시행할 만큼 다급한 문제인지요. 더 실망적인 것은 자격도 없이 평교사도 교장을 할 수 있다는 안에 기가차서 말이 안 나옵니다.

학운 위가 완벽한 제도로 정착도 안 된 상태에서 학운 위와 학부모회에서 자격도 없는 교장을 공모한다니 얼마나 허술하고 어설픈 정책입니까? 교육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학교현장에 일어날 갈등과 피해는 생각해 보셨습니까? 자격 없는 교장이 자격 있는 교사들에게 과연 존경을 받을까요? 자격 없는 교장을 학생들은 존경할까요? 학부모들도 자격 없는 교장이 운영하는 학교를 신뢰 할 까요?

마치 교장공모제만 하면 우리나라교육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교육의 백년대계가 바르게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장을 아무리 훌륭한 분을 모셔도 교육은 현장경험과 경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교육은 교장실에 앉아 결재나 하고 시설만 하고 재정만 확충하면 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교육과정을 수립하여 실천하면서 선생님들이 교수-학습활동을 돕는 장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자격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행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학교현장의 충분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제도를 정비하여 교육의 중심에 서있는 교사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기를 충천하게 하는 혁신안이 나와야 교육이 바로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여 많은 문제점이 도출된 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따라하는 혁신조급증에 허둥대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습니다.

현장교원들이 가르치는 일도 벅찬데다 과중한 업무에 힘들어하고 있는 교사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을 덜어주는 혁신안을 내주셔야 박수를 받습니다. 혁신도 현장에서부터 위로 개혁의 방향을 잡아야지 위에서 아래로 몇 사람의 아이디어 수준으로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의 틀을 흔드는 혁신은 실패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는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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