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1, 급식사고 직영만이 대안일까?

2006.07.01 09:24:00

최근 학교는 물론 온 나라가 사상 초유의 급식 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집단 식중독 사태가 식품업체로서는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기업이 관리하는 위탁업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라는 것 외에 감염경로나 책임소재를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면이다.

사고가 터지자 모두들 기다렸다는듯이 위생관리와 감독체계 부실, 이윤추구에 급급한 위탁급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학교급식은 직영 전환만이 대안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학교에서 급식을 직영체제로 전환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나름대로의 논리로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위탁급식 옹호론자는 결코 아님도 아울러 밝혀둔다. 다만, 각각의 문제점을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학교급식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시범 지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급식지역이라는 격려를 받아왔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제주도는 집단 식중독 사고 등 학교급식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됐을까. 그렇지 않다. 매년 4~5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규모와 학교 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더 높은 사고율이다. 학교 직영급식이면서도 똑같은 잘못이 나타난다면 급식의 문제가 다른데 있다는 말이다.

물론 직영급식, 위탁급식은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다. 직영급식 체제는 관점에 따라 나름대로 장점이 많을 수 있다. 우선, 학교장의 전적인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학부모의 노력봉사를 포함해 재정적 절감효과가 있으며, 급식 운영상 문제점이 있을 경우 즉시 조치할 수 있다.

특히 학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영양교육이나 식사예절 등의 식생활 교육을 할 수 있으며 학부모와 교사들이 배식에 관여하므로 보이지 않는 인성교육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교육당국에서 시설비와 인건비 일부를 부담하고 지방정부로 부터 운영비를 일부 지원받음으로써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을 다소 줄여줄 수 있다.

따라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위탁업체와는 달리 양질의 식재료 사용에 따른 보다 균형 잡힌 영양식을 제공할 수 있고 위생안전과 관련,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즉시 개선조치가 가능한 점도 직영급식의 좋은 측면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직영급식의 바람직한 면을 부각시키며 체제 변경을 유도하거나 이제는 아예 법으로 직영을 의무화하려는 추세다. 그러나 현실을 조금만 직시하면 직영급식만이 모든 급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상은 다소 성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슨 제도이든 운영 방법 내지는 관리가 중요한 것이지 제도가 잘못되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직영이냐, 위탁이냐를 결정하기에 앞서 각각의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안을 세운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김은식 충북영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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