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르바이트는 하되 신중하게

2006.07.09 21:32:00

지난 6월 기말고사를 끝낸 각 대학들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감에 따라 올해 졸업을 한 제자들로부터 안부전화와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첫 대학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과 학창시절에 좀더 열심히 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몇 명의 아이들이 적응을 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 두었다는 이야기와 학과에 적성이 맞지 않아 재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는 속상하기도 하며 담임으로서 책임감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맞이하는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를 몰라 방황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물며 방학을 한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아무런 계획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다는 어떤 제자는 이제 부모님의 눈치가 보여서 도저히 집에 있기가 민망할 정도라며 나에게 일자리를 부탁하기도 하였다.

한편 한 여학생은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번 돈으로 산 작은 선물을 내 놓으며 돈벌기가 이렇게까지 힘이 드는 줄 몰랐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일을 해서 번 돈인 만큼 의미 있게 돈을 써야겠다며 힘주어 말하기도 하였다.

대학의 방학 기간은 학교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가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2~3개월 정도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 기간을 유효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 새내기들은 자칫 잘못하면 이 기간을 허송세월로 보낼 수가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 때에는 방학을 하기 전에 미리 정보를 입수하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왕이면 본인의 학과와 연관된 일자리가 좋으며 시간과 급여를 철저히 따져 보아야 한다. 무조건 돈을 많이 준다고 하는 곳일수록 의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신출내기인 대학 신입생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다단계 회사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사회 현실을 이용하여 대학생들에게 접근하여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는 명목 하에 물건을 판매케 하기도 하며 졸업 후 취업까지 시켜준다는 등의 조건을 제시하여 대학생들을 유혹에 빠져들게 한다.

몇 년 전의 일이다. 대학 졸업을 하기도 전에 취업이 되었다며 찾아 온 제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정장 차림에 유명 외제차를 타고 나타난 제자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자가 내민 명함 위에 적힌 직함을 보았을 때는 정말이지 훌륭한 제자를 두게 되었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다. 하물며 그 제자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에게 해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후, 그 제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다.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일자리를 구하던 중 우연히 들어간 그 회사가 알고 보니 외국 브로커가 낀 다단계 회사였다고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제자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탕진하여 집안이 파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하였다.

이렇듯 대학 1학년 때 잘못 선택한 일자리가 결국 가정파탄으로 이르는 경우를 가끔 본다. 따라서 대학 새내기들은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선택하기 전에 대학 선배들이나 부모님 나아가 교수님의 충고 내지는 조언을 꼭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대도시와 달리 이곳 지방은 대학생들이 마땅히 해야 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최근 시에서 모집한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경쟁률이 7대 1이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찾아보면 우리 주변에는 대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3D(Dirty, Difficult, Dangerous)업종을 기피하는 사회 현상이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일자리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어려운 일자리를 마다하고 쉬운 일자리만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한다는 말이 있듯 힘들게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돈의 소중함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라는 말처럼 아르바이트를 통해 진정한 일자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의 여름 방학 아르바이트 후유증이 새학기까지 이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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