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바다낚시 체험여행

2006.07.11 14:25:00


학교생활 중 직원체육만 해도 모두들 좋아한다. 그런데 일상에서 벗어나 직원끼리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어린아이들처럼 마음이 들뜨게 마련이다. 그것도 바다가 없는 충북사람들은 당연히 바다로 가자는 사람이 많다. 그냥 해수욕을 즐기러 가는 것이 아니고 어선을 타고 40여분을 나가 아름다운 섬 근처에서 배를 멈추고 생전처음 놀램이, 우럭, 등을 낚아 올리는 체험을 한다니 모두들 사기가 충천되어 들뜬 기분으로 지난 주말에 출발을 하였다.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대천 항에 도착한 일행은 해경의 인검수속을 거치고 구명 의를 입은 다음 드넓은 바닷길을 가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색다른 체험을 하였다. 하늘엔 구름이 꼈고 태풍도 올라온다는데 비라도 내리면 어쩌나 하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으나 멀리 삽시도가 보이고 크고 작은 섬들이 보여 안심도 되었다.

거센 풍파에 깎여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바위 절경이 보이는 곳에 이르더니 달리던 배는 멈추었고 준비된 낚시도구를 주며 선장이 낚시요령을 설명해 준다. 경험이 있는 선생님이 한분도 없었다. 목장갑을 끼고 연줄 타래 같은 모양에 감긴 낚시 줄에 추와 낚시를 매달고 미꾸라지와 지렁이를 미끼로 끼워 조심스럽게 바닷속으로 추를 내린다. 추가 바닥에 닿는 느낌을 받으면 줄을 잡고 일렁이며 고기가 먹이를 따는 느낌이 오면 낚아 올린다.

시작한지 3분도 안되어 “잡았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학교버스를 운전하는 한기사가 제일 먼저 놀램 이를 한 마리 잡은 것이다. 잠시 후 나의 손끝에도 흔들리는 느낌이 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줄을 감아 올렸는데 낚시에 걸린 고기를 보는 순간 큰 소리로 “나도 잡았다.”하며 소리치니 모두들 시선을 집중한다. 고기를 잡으면 잡은 고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잠시 후에는 부산이 고향인 장 선생님이 우럭을 한 마리 낚아 올렸다.

짜릿한 이 맛에 낚시를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구부장도 한 마리 잡았다며 배에서 펄쩍 펄쩍 뛰며 좋아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10마리정도를 잡았을 즈음 회 떠먹자는 소리가 들려온다. 선장의 익숙한 솜씨로 회를 떠서 먹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너무나 좋아했다. 자연산을 직접 잡아서 먹는 즐거움에 직원 간에 화합도 되고 친목을 돈독히 하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장이 배를 옮겨서 새로운 자리에서 낚시를 하니까 더 큰 고기가 잡혔다. 세 차례를 회를 떠먹고 매운탕을 끓여서 맛있게 먹었다. 커피까지 마시고 대천 항으로 뱃머리를 돌려서 항구에 무사히 도착하고 나니 한 학기 동안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바다에 모두 날리고 온 개운한 느낌이 들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저녁엔 조개구이를 먹으며 낚시대회 시상식을 가졌다. 3개 부문으로 상금이 주어졌다. 가장 먼저 고기를 잡은 초어상(初魚償), 가장 많이 잡은 다어상(多魚償), 가장 큰 고기를 잡은 대어상(大魚償)을 받은 세 사람은 너무 즐거워하며 바닷가에서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 새벽까지 이어졌다. 직원 여행도 이제는 새로운 체험을 하는 테마가 있는 여행을 해야 짜릿한 즐거움도 맛보고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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