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만 해도 알 먹고 꿩 먹는다고?

2006.07.27 10:21:00


지난 5월 31일에 있었던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51.3%였다. 간신히 50%를 넘어선 투표율로만 보면 국민들의 관심도 낮아 보이고, 투표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http://www.nec.go.kr)에서도 무관심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을 살펴봐야 한다. 1회에 68.4%였던 투표율이 2회에는 52.7%로 급격히 감소했고, 2002년에 치러졌던 3회에는 급기야 48.9%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이번 5.31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떨어지는 지방선거인데다 여론조사 결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확산 중이었고, 투표일이 2006년 독일 월드컵 개최 직전이라 악재가 겹쳐 있었다. 그래서 투표율 부진을 우려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 제고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동원했었다.

선거홍보 사상 처음으로 광고주를 숨겨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한 뒤 후속편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관심도를 더 높이는 티저광고를 도입했고, 탤런트 김주혁과 문근영ㆍ가수 장나라와 비ㆍ축구대표팀 코치 홍명보씨를 홍보대사로 임명해 선거일인 '뷰티플 데이'를 홍보했다.

선거연령이 낮아진 점을 고려해 각종 선거정보를 모아놓은 정치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며 네티즌들의 투표참여를 유도했고, 우리 지역 후보자ㆍ투표소 찾기, 최고모범유권자 찾기, 5.31 지방선거에 대한 퀴즈대잔치 등의 이벤트를 실시했으며, 투표 당일에는 장애인과 노인의 투표를 도와줄 투표안내 도우미를 투표소마다 2명씩 배치하며 투표율 높이기에 고심했었다.

"치열했던 선거운동은 오늘로써 막을 내리고 유권자의 선택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투표소는 대부분 여러분의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투표하는데 5분이면 충분합니다. 등산도 낚시도 여행도 좋지만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투표부터 마치고 합시다. 투표로써 이 나라의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분명히 보여줍시다."

5.31 지방선거 하루 전인 30일에는 손지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 국민들에게 '투표참여 호소문'까지 발표했었다. 그 결과 전체유권자수 3706만4282명 중 1900만91명이 투표에 참여해 3회보다 2.4%가 높은 51.3%를 기록할 수 있었다.

며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방선거 이벤트 결과를 발표했다. 각 시ㆍ도의 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별로 최고령자, 최연소자, 최다가족, 평균연령 최고령가족, 평균연령 최연소가족에게 상품권 20만원, 10만원 상당의 상패, 장나라와 비의 싸인이 들어있는 CD를 부상으로 줬다.

특히 교사들은 한결같이 투표에 참가해야 하는 줄 알고, 또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나도 이번 지방선거에 어머님과 아이들까지 3대가 같이 투표에 참여했었는데 꿩 먹고 알 먹는 일이 아니라 알 먹고 꿩 먹는 일이 생겼다. 우리 가족이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최다가족상을 받았다.

민주주의가 유지되는 한 선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당장 7월 26일에 서울 '성북구을'과 '송파구갑', 경기 '부천시소사구', 경남 '마산시갑'에서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가 실시된다. 7월 31일에는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교육위원선거를, 대전광역시와 경상북도에서는 교육감선거가 실시된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하는 제도나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귄리주장보다 의무이행이 앞서야 하고, 민주시민이라면 당연히 본인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더구나 선관위의 푸짐한 상품까지 기다리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면서 미래의 주인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권리가 참정권이고, 민주주의는 일반국민에게 평등하게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가르쳐야 한다. 선거에는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얼마나 큰 모순인가를 깨닫게 해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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