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후를 대비하는 사람이 현명하다

2006.08.01 19:17:00

어제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14개 시ㆍ도에서 치러진 제5대 교육위원선거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 111,920명의 86.8%인 97,14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입후보한 403명 중 시ㆍ도 규모에 따라 7~15명씩 총 132명의 교육위원을 선출했다.

또 이번 교육위원선거는 지난 번 선거 때보다 고발, 수사의뢰, 경고조치가 두 배 가량 늘어나 비 교육이 판친 선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오죽하면 중앙선관위에서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 등의 공직선거에서는 선거인을 대상으로 하는 금품제공행위가 많이 사라진 반면, 가장 모범적인 선거가 되어야 할 교육위원선거에서는 아직도 구태의연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까지 표명했었다.

비교적 깨끗하게 선거가 치러진 충북의 경우 4천734명 중 4천392명이 참여해 평균 92.7%의 투표율을 나타냈고 17명이 출마해 후보자가 전국 최다였던 1선거구는 2천575명 중 2천371명이 투표해 92.1%의 투표율을 보이며 현직교장 3명(서수웅, 곽정수, 박노성)과 현직 교사 1명(김병우)을 당선시켰다. 특히 보은군의 경우 선거인 231명 중 228명이 투표해 투표율이 98.7%나 되었다.

교육위원회는 분명 교육감과 함께 지역교육을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다. 그만큼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투표율도 높은데 국민들로부터는 관심사 밖이다. 교육위원선거의 유권자가 학교마다 교원, 학부모, 지역위원 7~15명의 학교운영위원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주민들이 직접 선거를 하는 직선제가 아니면 교육위원선거는 주목받기 어렵다. 교육감과 교육위원선거가 불법으로 얼룩졌던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이미 직선제로 교육위원을 선출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유권자 수가 적다보니 선거가 과열되고 불법행위가 발생하기도 쉽다. 학연과 지연에 따라 편을 가르거나 교원단체끼리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선거결과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현역 교육위원, 전직 교육장, 현직 교장들을 몽땅 당선시키는 등 선거구에 따라 색깔이 뚜렷하다.

후보자들은 본인의 인물 됨됨이나 교육철학을 제대로 알릴 수 없는 선거법을 원망하고, 유권자들은 너무 많은 후보자들이 난립해 제대로 된 후보자를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불평한다. 언론에서도 과열ㆍ혼탁양상이 심각했다고 우려했던 선거였지만 어떻든 게임은 끝났다.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중앙선관위가 선거법에 의해 해결할 일이다.

당락을 떠나 선거운동 기간 고생했던 후보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후보자들만 고생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충북 1선거구의 경우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좁은 지역사회에서 17명이 출마했다는 것을 생각해봐라. 유권자도 처신하기가 어려워 마음고생이 심했다.

어떤 선거든 후유증이 가장 큰 게 낙선한 후보자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있었던 사사로운 감정을 빨리 떨쳐내야 한다. 오랫동안 주위 사람들이나 사회를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4년 후를 대비하는 사람이 현명하다.

이제부터라도 교육발전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면서 차근차근 덕을 쌓아나가야 한다. 유권자들은 절대 한두 번 얼굴 알리기로 낯을 내는 후보자를 선택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이번 교육위원선거의 후유증으로 본인은 물론 교육계가 몸살을 앓지 않는 방법을 빨리 선택해야 한다.

오는 9월1일부터 제5대 교육위원들이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에 선출된 교육위원들은 학부모와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교육청의 정책에 반영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 학문 및 예술 분야의 사무를 심사하고 의결하는 심의ㆍ의결기관으로서 감시와 견제 기능도 제대로 해야 한다. 일선학교의 교육환경과 교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농촌교육을 활성화시킴은 물론 잘못된 교육행정을 바로잡는 등 당면한 교육현안을 해결하는데도 앞장서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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