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교육청에서 발표한 9월 1일자 교육공무원 인사발령을 봤다. 신규발령을 받았거나 본인이 원하던 곳으로 영전을 한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관리자나 전문직으로 승진한 사람들도 많다.
점수에 의해 움직이는 평교사들과 달리 관리자들의 인사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앉힌다는 적재적소의 원칙이 적용된다. 그런데 인사권자나 주변사람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게 하면 부작용이 뒤따른다.
사람이 지니고 있는 능력이나 인성은 저울로 무게를 재서 정확히 판가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 개인에게 맞는 적재적소를 찾아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인사라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고심을 많이 할 텐데도 해마다 인사 철이 지나면 뒷말이 돌아다닌다. 사실 그동안 인사권자의 권력이 힘으로 느껴지는 인사도 보았고, 잘못된 인사에 대한 화풀이를 직원들에게 하는 관리자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하는 학교도 보았다. 오죽하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를 생각해본다.
교육공무원법 제47조의 규정에 의하여 정년퇴직을 한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명단을 훑어보며 노자의 웃음에서 보았던 구절을 떠올렸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고,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그러므로 만족을 아는 만족이 변치 않는 만족이다.”
영예로운 자리로 승진하는 사람들과 자리에서 물러나 퇴직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챙기다 갑자기 이 구절을 떠올린데 이유가 있다. 자리에 만족하지 못해 늘 직원들에게 불만인 관리자도 있다. 관리자가 잘못된 생각을 하면 학교 전체가 흔들린다. 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정년퇴직을 한다는 그 자체가 바로 당사자에게는 명예로움이고 행복이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개인의 이익을 위해 욕심만 부리다 눈총 받으며 퇴직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불행한 일이다.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자리가 영원한 자리는 아니다. 언젠가는 유능한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하고, 누구나 걸어야 할 길이지만 퇴직도 해야 한다. 그때 정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번에 승진한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길 바란다. 자신의 앞길을 위한 욕심이 아니라 직원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교육을 발전시키는데 욕심 부리길 바란다. 자리를 떠나는 날 동료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는 박수갈채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도 미리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