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들의 얘기가 화제가 되고,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들도 일어나는 게 세상사다. 하지만 속칭 ‘티켓다방’ 여종업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한 마을주민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된 사건에 동시대를 사는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이 앞선다.
성문화가 개방적이고 성윤리가 다양화된 세상이다. 사실 그러지 않아야 하지만 한두 명에 관한 성문제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얘기로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무더기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53명이나 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아이들은 뭐라고 할 것인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이런 어른들이 어떻게 잘못하는 아이들을 탓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 것인가? 이런 어른들이 어떻게 모범을 보이고,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가장이 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현주소는 어떤가? 분명 한 마을이 집단적으로 성도덕 불감증에 빠질 만큼 타락하지 않았다. 가출청소년이고 미성년자인 여종업원들이 자기 딸이나 여동생 같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더라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그래서 가출 청소년을 고용해 성매매를 강요한 다방업주보다 돈을 지불하고 성을 매수한 마을 주민들이 더 밉기만 하다.
그렇다고 여러 사람 범법자를 만들며 처벌만 부르짖을 수도 없다. 인간의 욕망과 결부된 일이라 쉽게 뿌리 뽑기도 어렵다. 법이 강화되면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다른 방법으로 음지에서 양성화 되는 게 성문제다. 그래서 성도덕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연구되어야 한다.
이 기회에 성매매 피해여성을 보호하고 성매매 업주의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성매매처벌법의 허와 실도 잘 따져봐야 한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와 성매매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사회도 만들어야 한다.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기 이전에 사리분별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도덕을 지키고 받들어 행동하려는 마음을 성숙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