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 운동회 어떻게 해야 하나

2006.09.25 14:40:00


오늘은 두 학교의 운동회를 참관하고 왔습니다. 먼저 간 학교는 충주댐아래 있는 동량초등학교입니다. 면소재지 학교인데 학생수가 90여명으로 축제분위기는 덜나지만 예전부터 초등학교에서 개최해온 전통적인 운동회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운영위원장과 면내 기관장, 관내학교장 등 내빈들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푸른 가을 하늘에 펄럭이는 만국기는 어린이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습니다. 빨간색 운동복을 갖추어 입은 어린이들 모습이 너무 귀여워보였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자모님들이 운동장가 나무그늘 아래 모여앉아 어린이들이 하는 운동경기를 구경하면서 즐거워합니다. 유치원 원아들이 달리기를 할 때는 어머니들이 소리를 지르며 자기 자녀를 응원합니다. 교문근처에는 장사꾼도 전을 펴고 어린이들을 유혹합니다. 마이크 소리는 조용한 면소재지를 울려 퍼지지만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학교는 달천초등학교 매현 분교장입니다. 유일한 분교벽지학교입니다. 교문에는 “매산골 가을운동회”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음악소리가 다르게 느껴져 이상하다 했더니 이벤트사에 의뢰하여 가족잔치처럼 한마당 잔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17명이 운동회를 하자니 게임으로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즐거워합니다. 마치 야외에 소풍 나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산골에 있는 학교인데도 학교를 아름답게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70년대를 전후해서는 아이들이 690 여명이 공부했던 학교였다고 합니다. 마을의 할아버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줄어서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학교가 없어질까 봐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이벤트사 에서는 운동회 준비물이 풍부하여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역할이 줄어들어 설 자리를 잃을까 걱정도 됩니다.

공굴리기, 바구니 터트리기를 하고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급식소에서 학부모님들이 마련한 점심을 어린이들은 물론 모두가 함께 먹었습니다. 올갱이국에 밥을 말아먹으니 옛날의 국밥보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떡도 하고 부침도하여 잔치음식 같았습니다.

지방자치가 되면서부터 다양한 축제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가을 운동회는 지역의 축제기능은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축제가 없고 학생 수가 많았던 70년대 새마을 운동시절은 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큰 행사였는데 너무 쓸쓸해져가는 시골학교 운동회를 보자니 새로운 학교축제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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