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차별대우는 금물입니다

2006.10.30 08:52:00

오늘은 10월 마지막 월요일입니다. 10월을 조용히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이제 수학여행도 끝나고 수련활동도 끝나고 했으니 차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이틀 연휴로 인해 어느 정도 휴식을 취했으니 학생들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데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순발력이 있는데다 자진함이 돋보여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3학년 수능을 앞둔 학생들을 격려하는 현수막이었습니다. 동창회에서는 ‘울산여고, 그대의 영원한 자랑이듯이 그대 또한 울산여고의 자랑이어라!’라는 글로 격려하고 있습니다. 재학생들은 .‘선배님 믿습니다. 영광의 그 날을!’,이라는 글로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백합인의 전통은 계속된다. 끝까지 최선을!’이라는 글로 독려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은 ,‘고득점의 골든벨! 백합인이 울린다.’라는 글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정말 보기 좋습니다. 저가 힘이 나는데 학생들은 어떻겠습니까? 보나마나 다시 힘을 얻고 재다짐을 할 것입니다. 지치고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고3학생들이 조금만 더 참아주었으면 합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었으면 합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었으면 합니다. 마지막 골인 지점을 향하여 젖먹는 힘까지 다 쏟았으면 합니다.

우리 학생들은 황금의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상상해보기 바랍니다. 과실나무를 바라보기 바랍니다. 상상해보기 바랍니다. 주렁주렁 열린 단감나무를 머릿속에 떠올려 보세요.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나무를 머릿속에 그려 보세요. 그리고 좋은 결실을 있게 한 정성어린 농부들의 피땀을 떠올려 보세요. 쉬지 않고 쏟아 넣는 열정을 생각해 봐야죠.

우리들에게도 이와 같은 풍성한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끈기와 노력의 결과가 눈에 보입니다. 그걸 그려보면서 기쁨으로 땀을 흘립시다. 기쁨으로 정성을 쏟아봅시다. 기쁨으로 인내합시다. 그러면 틀림없이 좋은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학급이라는 건강한 공동체를, 학교라는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차별은 금물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급이나 학교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어떻습니까? 집이 넉넉한 부자 학생도 있을 것이고 집이 쪼들려 힘들게 살아가는 가난한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부자 학생들이 가난한 학생들을 차별대우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차별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줍니다. 차별은 사람에게 굴욕이 되게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차별하기를 좋아합니다. 있는 사람들은 차별하기를 좋아합니다. 부한 학생들은 차별하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으로 맛을 느낍니다. 그것으로 우쭐거립니다.

하지만 차별은 없어야 합니다. 특히 학교에서 차별은 사라져야 합니다. 학생들은 누구나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 다들 열심히 공부해서 고입선발고사에서 합격해 올라온 학생들입니다. 다들 똑같이 배워야 합니다. 똑같은 조건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함께 공부하는 소위 가진 자들의 차별대우로 인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장애물이 된다면 이는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부한 학생이라고 해서 가난한 학생들을 깔보아서는 안 됩니다. 가난한 학생들을 괄시해서도 안 됩니다. 가난한 학생들은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가진 자라고 해서 사람의 인품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부한 학생이라고 해서 인격이 고상한 것은 아닙니다. 부한 학생이라고 해서 삶이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부한 학생이라고 해서 탄탄대로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없는 학생들이 더 장래가 밝을 수도 있습니다. 더 피눈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없는 학생들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높은 사람이 될 수 있고 인품이 뛰어나고, 인격이 고상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장래가 더 돋는 햇볕 같아서 점점 빛나서 원만한 광명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들은 언제나 일반적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차별하려고 하는 가진 자의 특권의식은 사라져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를 바 없는 공평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평등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하는 형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차별의식이 사라집니다. 깔보지 않게 됩니다. 무시하지 않게 됩니다. 괄시하지 않게 됩니다. 험담하지 않게 됩니다. 남을 나보다 나은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부한 학생이 없는 학생들을 똑바로 사람대접하게 됩니다. 차별대우로 인해 학교에서 학생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차별대우로 인해 공부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그러해야 합니다. 소위 편애라고 하는 것 없애야 합니다. 그게 차별대우입니다. 학생들끼리도 그러해야 합니다. 학급에서, 학교에서 차별대우는 금물입니다. 그래야 건강한 학급, 건강한 학교가 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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