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는 깜짝 놀라게 하더라도 교육만큼은 안 그렇게 하겠다.’
지난 15일 한국교총 초청 교육정책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했다는 얘기다. 물론 대통령이 되었을 때를 가정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이리저리 휘둘리며 홀대 당했던 교육계로서는 ‘조용한 정책을 내놓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말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은 깜짝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사들의 힘을 빼놓는데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을 번번이 발표하면서 어떻게 교육발전을 기대하겠는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걱정마저 교육자들의 볼멘소리라고 치부하는 위정자들이 교육을 망친다.
‘누가 교육대통령 적임자인가?’
이번에는 기필코 ‘교육대통령’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요즘 한국교총이 교육자들에게 박수 받을만한 일을 하고 있다. 바로 연말까지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을 모두 초청해 교육정책간담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명박 전 서울시장만 우리 교육자들에게 귀에 솔깃한 얘기를 하겠는가? 앞으로 교육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대통령 후보들이 너도나도 좋은 교육정책을 많이 내놓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문제는 귀에 솔깃한 얘기를 듣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갈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우리 교육자들이 나서야 한다. 그러므로 교원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각 후보들이 교육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보였는지, 직접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를 가려내 교육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교육자들 스스로도 대통령 후보들의 교육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유심히 지켜보고, 누가 적임자인가를 꼼꼼히 따지는데 소홀하지 않아야한다. 교육자들이 일치단결하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대통령 후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교육자들의 선택이 올바르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바로 그게 교육자들의 교육사랑이라는 것도 알려야 한다.
교육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 올바른 대통령을 뽑아야 교육이 제자리를 잡는다. 일부 정치권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억지로 끌려가는 게 아니라 교육자들이 스스로 힘을 기르며 이끌어가는 교육자치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부터 ‘누가 교육대통령 적임자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몰지각한 학부모나 버릇 없는 아이들에게 끌려다니고 있는 교육이 제자리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