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무리와 내년을 생각합니다

2006.11.21 08:55:00


아침 일찍 학교에 들어 온 트럭 두 대와 포크레인이 보입니다. 웬일일까요? 트럭에 실린 나무들을 보니 답이 나옵니다. '아하, 그렇구나! 고사한 나무 패내고 새 나무 심기!'

그렇습니다. 올 여름과 가을 얼마나 가물었습니까? 학교에서 수목관리를 게을리 하여 많은 나무가 말라죽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무에 관심을 갖고 사랑을 베풀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죠.

그러나 어찌합니까? 이미 지나간 일. 이젠 사후 조치가 중요합니다. 9월 부임한 교장은 재작년 학교숲을 조성한 사업자를 만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좋은 합의'를 보았습니다. 사업주가 사후 관리 차원에서 서비스를 하여 주니 학교로서는 고맙기만 합니다.

리포터는 여기서 생각하여 봅니다. 해가 가기 전에 죽은 나무 뽑아 내고 새나무를 심어 내년을 대비하는 학교장의 마음, 그것도 경비 들이지 않고 해결하는 그 솜씨! 게으른 교장은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죽은 나무를 교정에 그대로 두고 해를 넘겨서는 아니 됩니다. 고사한 나무를 볼 적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그 나무가 죽었는지 겨울철이라 외부인은 모르겠지만 학교장은 알고 있습니다. 누구를 원망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 쓸데 없는 일입니다.

공연히 패배의식과 죄책감에 사로 잡혀 있지 말고 내년 봄 느티나무와 단풍나무의 연초록 싹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봅니다. 올해 잘못한 것은 반성을 하고요. 그것이 올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학교나 개인이나 해를 넘기기 전에 반성할 것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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