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의 기쁨은 과거의 고통을 잊게 합니다

2006.12.20 08:57:00

선생님, 저는 요즘 바쁩니다. 고입이 끝나 조금 한가하려니 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축제가 이어졌습니다. 학교강당에서 결혼식도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연구원에 심사관계로 인해 이틀을 학교를 비우게 됩니다. 안 그래도 인사철이라 신경 쓸 일이 많은데다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더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마음도 바쁩니다. 몸도 바쁩니다. 글을 쓸 시간도, 책을 읽을 시간도 잘 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신경 쓸 문제가 많아 그런지 새벽 두 시면 잠이 깨입니다. 그 때부터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머리에 구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은 책을 조금 보았습니다. 집중이 되지 않아도 보았습니다. 머릿속에 남는 것은 이루고자 하는 꿈이 성취가 되면 과거의 고통도 상처도 치유 받고 잊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학교에 들어오니 교문에 붙어있는 서울대 3명 합격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 떠오릅니다. 이들이야말로 나름대로 꿈을 이루었으니 그 동안에 공부하느라 정말 애를 많이 쓰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부모로부터 스트레스 받고 선생님으로부터 스트레스 받고 온갖 고난과 고통을 참아왔을 것인데 그것들이 하루아침에 다 사라지는 쾌감을 느끼게 되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고통도 잊어버리게 될 것이고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상처도 잊어버리게 될 것이고 오직 마음속에는 깊은 샘이 솟듯 기쁨이 솟아오를 것입니다.

나름대로 계획하고, 나름대로 실천하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나름대로 힘쓴 결과 좋은 결실을 얻었으니 보나마나 승리의 쾌감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특히 서울대 특기전형을 노리고 치밀하게 작전을 세우고 준비해 성공한 세 명의 학생은 아마 쾌감이 몇 배가 더 될 것입니다. 교과과목에만 치중하지 않고 봉사활동과 같은 비교과과목에도 열심히 하여 실적을 쌓았을 것이고 논술,면접을 대비하여 철저하게 공부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학생들에게 좋은 결실은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학생들은 그 학생들을 보면서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오히려 그 친구를 얕잡아 볼 것입니다. 나보다 공부도 못하면서, 나보다 수능시험도 못 쳤으면서, 나보다 나은 것도 없으면서 하면서 깎아내리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학생들에게는 나름대로 숨은 비결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름대로 꿈과 비전을 갖고 그 꿈과 비전을 향해 돌아보지 않고 나아간 것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을 축하해주고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대 외에도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영대, 중앙대, 외국어대, 경희대 등 수도권 대학에도 수십 명의 학생들이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게 되는데 이들도 기쁨이 배가 될 것이고 모든 과거의 고통은 잊게 될 것입니다. 피눈물 나는 노력과 땀을 아끼지 않아 꿈을 이루었으니 정말 통쾌할 것입니다. 온갖 고통과 아픔과 슬픔과 상처를 다 이겨내고 승리한 자랑스런 학생들이기에 힘찬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1.2학년 학생들도 3학년 선배들의 합격소식을 들으면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노력해야 할 것인지를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힘들다고, 지금 편하려고, 지금 놀기 좋다고 마음대로 놀기만 하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기쁨의 쾌감을 누릴 수 없습니다. 산모가 고통이 무서워 애를 낳지 않으려고 하면 옥동자를 보는 쾌감을 누릴 수가 없듯이 학생들이 고통이 무서워 공부하지 않으려고 하면 희망하는 대학교에 합격하는 쾌감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꿈을 이루면 그 동안의 고통도 잊게 됩니다. 꿈을 성취하면 그 동안의 받은 상처도 치유됩니다. 일을 해내면 기쁨이 배가 됩니다. 목표를 이루면 그 동안의 괴로웠던 일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뀝니다. 뜻을 이루면 그 동안의 수고가 보람으로 바뀔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멀리 내다보고, 높이 바라보고, 깊이 바라보는 지혜로운 학생들이 되도록 했으면 합니다. 큰 꿈과 큰 비전을 가슴에 품고 그 꿈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 고통을 참아내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온갖 아픔을 참아내는 인내의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 날을 맞이했을 때 아픔도 사라지고 눈물도 사라지고 고통도 사라지고 상처도 아무는 그런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는 학생들로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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